[사설] 삼성전자 최대실적 행진 이어지려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4ㆍ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 56조원에 영업이익도 9조원에 이르렀다. 환율하락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선전은 반가운 소식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다국적 경쟁업체들의 견제와 경쟁을 뚫고 일군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앞길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산적해 있다.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책임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이 최근 성장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매년 100% 이상을 기록했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올해는 그 절반인 50%대에 그칠 것이라는 조사기관의 경고는 결코 허투루 들을 일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움직임과 환율전쟁도 중요한 변수다. 미국은 '바이 아메리카' 정책과 반덤핑을 무기로 우리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인위적인 엔저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런 급박한 환경에서는 좋은 제품 생산뿐 아니라 혁신 노력이 있어야 생존과 발전이 가능하다. 사상 최대 실적의 유지는 치열한 자기혁신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소비자와 시장의 눈높이는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목표주가가 200만원까지 올라갔다. 이러한 기대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소니와 노키아ㆍ코닥의 몰락이 재연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혁신과 변화를 상실한 애플이 성장의 위기에 봉착하면서 실적부진과 12%가 넘는 주가급락을 자초했다는 점은 삼성전자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신년하례식에서 "지난 성공은 잊고 새롭게 시작해야 하며 도전하고 또 도전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기업이 아니다. 국민경제 전체를 좌우할 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핵심 기업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직전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부진의 늪에 빠지자 우리 경제가 휘청거린 사실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국가대표기업으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는 각오로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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