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25년 상거래가 변한다] 年600조 카드상거래 시장, 재경부 전담인력은 2명뿐

신용카드를 통한 상거래가 연간 600조원 이상으로 급성장했지만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 감독을 담당할 정부 및 유관기관 인력은 태부족하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또 관련 부서간 정책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혼선을 가중시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따라 정부 부처에 전담 인력을 확충하고 부처별 업무 조정 등을 통해 카드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한 역할 조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거세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의 경우 금융정책국 소속의 보험제도과에서 카드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 뿐 아니라 생명보험, 손해보험, 저축은행, 대부업 등까지 담당하는 보험제도과 인력은 10여명으로, 그나마 카드 전담 인력은 2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지난 98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신용카드 이용액이 10배나 늘어날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재경부의 카드담당 인력은 한 명도 늘지 않았다. 현재의 인력으로는 시장이나 산업의 변화를 사전에 읽어내고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은행 및 증권관련 부서의 경우 별도로 분리돼 전문적으로 정책을 전담하는 것에 비해 상황이 매우 열악한 편이다. 업계에서는 관련인력이 너무 적어 여신전문금융업법 관련 법개정이나 시행령 개정은 뒷전이며 현황파악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98년 여신전문금융업법으로 신용카드업법이 흡수되면서부터 관련부서 개편 필요성이 제기 됐지만 5년 동안 업계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건전성 감독, 소비자 보호 등을 책임지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비은행감독국 여전감독팀에서 신용카드산업을 담당하고 있다. 금감원의 경우 신용카드 건전성 확보에 일정 역할을 담당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규제일변도의 정책으로 시장의 순기능을 해쳤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실례로 신용카드사에 대한 금감원의 규제는 여러 차례 규제개혁위원회 회의에서 제동이 걸렸다. 지난 2001년 규개위는 신용카드 가두모집을 불허하려는 금감원 조치를 철회시켰다. 또 올 초에는 현금서비스 미사용 분에 대한 충당금 적립 및 카드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기준 등을 둘러싸고 규개위와 금감원이 이견을 보여 금감원의 원안대로 통과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카드산업의 급성장에 대해 정부정책은 이전의 관행을 답습하면서 카드정책을 둘러싸고 부처간 갈등도 여러 차례 불거졌다. 지난해 10월 금감원은 카드사 사장단 회의를 긴급 소집, 장기무이자 할부 금지, 주유할인 폭 축소 등을 열거하며 과열경쟁을 막기 위한 협약을 체결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즉각 금감원 지시가 현행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카드사 자율협약안은 아직도 두 부처의 눈치를 보느라 최종안을 확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가 내놓은 선불형 상품권 기프트카드의 과세를 둘러싼 논란도 부처간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카드사 주무부서인 재경부는 지난해 1월 기프트카드 출시이전에 이 상품은 직불카드의 일종으로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러나 국세청은 상품출시 1년이 다 지난 지난해 말에야 뒤늦게 과세방침을 일선 업체에 통보, 기업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부처와 감독기관들이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거의 귀담아 듣지 않아 이런 혼란을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금융연구원이나 조세연구원처럼 정책을 지원하는 연구기관을 설립, 전문가를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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