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놀랄 명작을… 한국 작가 일 냈다

조승호씨 작품 '부표 BUOY'
타임스스퀘어서 한 달간 상영

비디오아티스트 조승호씨가 타임스스퀘어에서 그의 작품 '부표 BUOY'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 비디오아티스트의 작품이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뉴욕의 타임스스퀘어를 한 달간 점령한다.

주인공은 조승호(52)씨. 그의 작품 '부표 BUOY'가 타임스스퀘어협회에서 주관하는 디지털 아트 이벤트 '빅 스크린스'의 상영작으로 선정돼 4일(현지시간)부터 오는 30일까지, 매일 오후11시47분부터 자정까지 타임스스퀘어 일대 40여개 대형 전광판을 통해 뉴욕시민들과 세계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같은 행사는 이번이 세번째이며 한국인 작품으로 처음이다.

타임스스퀘어는 하루 36만~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5개 블록에 걸쳐 주변 빌딩 벽면에 설치된 52개 스크린에서 다양한 동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빅 스크린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타임스스퀘어협회의 셰리 도빈 디렉터는 "창의적이면서도 주변환경과 잘 어울리고 수준 높은 작품을 선정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 촬영한 캘리포니아주 데스 밸리(Death Valley) 사막의 풍경을 소재로 한 '부표'에서 작가는 수평과 수직의 기하학적 분할구성을 통해 오랜 세월 바닷속에 잠겨 있다가 지금의 사막으로 변한 퇴적층의 흔적들을 시공간적으로 미분화시켰다. 작가는 이번 상영을 위해 6분21초 길이의 원작을 2분30초 분량의 4채널 버전으로 재구성했다.

이에 따라 작품이 상영될 때 타임스스퀘어를 지나게 되면 마치 사막에서 차를 타고 운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조 작가는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상영작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여러 작가들의 공동 상영으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듣고 보니 단독 상영이라고 해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에 대해) 강박관념이 있다"며 "'이번에도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비디오아트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그는 복합적 이미지와 사운드를 결합해 독특한 서정성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며 2008년, 2012년 블랙 머라이어 필름 & 비디오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 암스테르담, 모테비디오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의 작품은 현재 MoMA, 삼성 리움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또 수원 삼성디지털미디어센터 로비에 상설 설치돼 있고 LA 톰브래들리국제공항터미널에도 그의 작품 '빛의 도시(City of Light)'가 상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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