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효과 못봤다"… 쉬운 수능모의평가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실시된 2005학년도 수능시험 모의평가는 예상보다 쉽게 출제돼 수험생들은 `EBS 수능방송' 효과를 별로 체감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험생들은 7차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 이번 모의평가가 EBS 교재나 강의 내용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대부분 `체감할만큼 많이 반영된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숭실고 김혁준(19)군은 "특별히 EBS 교재나 강의에서 나온 문제가 많았던 것 같지 않고 시중 문제집 내용과 별 차이를 못 느꼈다"며 "지금 EBS 방송 강의는 교재만보고 강의는 선택해 보고 있는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성고 김종구(19)군은 "언어영역의 경우 평소 모의고사 문제를 풀었던 것과 비슷하고 EBS 문제집을 보았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고, 한성과학고 권용규(19)군은 "EBS 강의는 듣지 않고 교재만 보고 있는 데 유사성이 많은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 난이도 낮아 EBS 효과 체감 못해 = 수험생들은 1,2교시 언어, 수리 영역 모의평가 시험을 치른 뒤 EBS 수능 강의에 대해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라는 반응을보였다. EBS는 언어 영역의 경우 86.7%가 EBS 수능 강의에서 출제됐다고 분석했지만 시험을 치른 학생들과 교사들 사이에서는 꼭 EBS 강의가 아니더라도 일반 문제집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재수생 이모(20)씨는 "수능 방송을 보지 않고 문제집을 사서 간간이 푸는 정도였지만 별다른 차별점이 없었다"며 "이번 모의고사의 언어와 수리 영역은 평이했다"고 분석했다. 독산고 김수민군은 "언어영역은 너무 광범위해 효과를 정확히 따져보기 힘들었고 수리영역은 EBS 수능강의 문제와 일부 문제 유형이 비슷해 다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다만 EBS 문제 유형이 다소 부족한 것 같아 좀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재수생 천모(23)씨는 "문제 유형들이 EBS 교재에서 본 것들이 있지만 대부분 다른 문제집에도 나와 있는 것들"이라며 "이번 모의고사는 교재 내용과 크게 달랐다고할 수 없지만 비슷한 부분도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시험감독을 나온 이모(44.국어) 교사는 "4월 학력평가와 비교할 때 비교적 쉽게나왔다"며 "지문도 평이하고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눈에 띄지 않아 7차 교육과정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었다"고 말했다. ◆ 수험생들 EBS 강의 시청 `고민' = 이날 모의평가는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EBS강의의 효과를 측정해 볼 수 있는 첫 시험대였지만 학생들은 오히려 앞으로 EBS 강의를 계속 시청해야될지 고민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화여고 조은영양은 "EBS에서 90분간 방영한 `이것만은 꼭 보자'는 방송이 있는데 그곳에서 나온 시(詩) 지문 중 김영랑의 `독을 차고'와 박목월의 `가정' 2개가시험에 나왔다"며 "다른 교재에서도 다뤄진 작품들이고 다른 부분도 일반 교재와 별반 다를 게 없어 EBS를 보긴 하지만 도움이 되는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계성여고 이화연양은 "언어, 수리 시험은 EBS 문제집 보다 오히려 일반 문제집에서 더 많이 나온 것 같다"며 "그래도 EBS 강의 내용이 반영된다고 하기에 계속 청취를 해왔는데 시간만 뺏긴 것 같아 앞으로 계속 봐야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박상돈 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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