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스워드 피쉬

밀도 낮아 볼거리 희석사이버 공간에 숨겨져 있는 정부의 비자금을 빼돌려 국제 테러범를 응징하려는 스파이의 음모와 여기에 휘말린 천재 해커의 이야기다. 인질범들과 경찰의 대치 상황으로 스크린을 여는 이 영화는 오프닝에서부터 수십 대의 차량을 공중 분해시키며 블록버스터임을 단단히 각인시킨다. 도미니크 세나 감독은 전작'식스티 세컨즈'를 의식한 듯 도심 속 자동차 추격신과 60초 내에 컴퓨터 암호를 해독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 버스를 매단 채 아슬아슬한 공중 곡예를 펼치는 헬리콥터 등 다양한 볼거리를 화면 곳곳에 배치해 놓았다. 스파이 가브리엘(존 트라볼타)은 미국 정부의 불법 비자금 세탁 프로그램인 '스워드피쉬'에 침투한 뒤 돈을 빼내기 위해 천재적인 해커 스탠리(휴 잭맨)를 끌어 들인다. 과거 FBI 컴퓨터시스템을 교란시킨 혐의로 2년 동안 징역살이를 한 뒤 컴퓨터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채 막노동을 전전하던 스탠리는 이혼한 아내에게서 딸을 되찾기 위해 가브리엘의 제의를 받아들인다. 다양한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관객들의 초반 기대감을 채 절반도 충족시키지 못한채 막을 내린다. 욕심을 냈던 게 좀 과했던 모양이다. 맞지도 않은 틀에 우격다짐으로 이 내용 저 내용을 집어 넣은 듯하다. 여기에다액션 장면부터 설정한 뒤 이야기를 끼워 맞춘 듯한 어색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가파른 절벽을 구르며 벌어지는 경찰과 휴 잭맨의 추격신, 존 트라볼타가 도심한복판에서 뒤쫓아오는 차들을 벌집으로 만들며 액션 영웅이 되는 장면 등 영화 속주요신들이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것은 구성의 긴밀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얘기다. 7월 7일 개봉.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