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스크린쿼터를 축소한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반증으로 양국간 FTA 체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토머스 번 부사장은 26일(현지시간) 뉴저지주 티넥시에서 주미한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하고 “스크린쿼터 축소는 한미간 FTA 체결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며 FTA 걸림돌 중 하나가 제거된 셈”이라면서 “양국간 FTA 체결은 금융시장 개방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번 부사장은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증세문제와 관련,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면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해칠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유럽식 복지모델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 “한국의 현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비용이 많이 드는 유럽식 사회복지정책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소 무리”라며 “유럽식 정책을 강행할 경우 유럽과 같은 저성장에 빠져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번 부사장은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한국은 올해 내수소비가 4.0% 증가하면서 성장률이 5%에 달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로 낮아지는 등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의 불안정한 경제정책, 특히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공격적으로 단행할 경우 성장 잠재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재분배와 대기업 규제는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대기업들은 외국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뿐 아니라 한국 정부와도 경쟁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번 부사장은 해외자본 유치와 관련, “해외자본을 적대시하는 것은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국은 해외자본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면서 “폴란드ㆍ네덜란드ㆍ핀란드 등은 해외자본의 금융회사 소유지분이 50%를 넘어서고 다른 이머징마켓도 한국보다 해외자본에 훨씬 관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