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B2B 특판시장 공략… 중저가 라인업도 강화할 것"

박진규 에넥스 부회장
자사주 처분으로 마련한 자금
부채 상환 등 재무개선에 활용


"전 사업부에 걸쳐 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기대 이상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도 유통망 다변화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습니다."

박진규(53·사진) 에넥스 부회장은 29일 "특판 사업부문의 호조 등으로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원가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도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실적호전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일 에넥스는 1·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약 19.6% 신장한 682억원을 달성해 1·4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0억원, 18억원을 기록, 약 100%에 달하는 성장률을 자랑했다.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며 워크아웃 위기까지 몰렸던 에넥스를 살린 건 B2C 사업.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B2C사업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부회장은 "신제품 출시 외에도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 판매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2B인 특판시장에서도 가격 경쟁을 과열시키는 영세 업체 참여가 줄어들며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는 게 박 부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특판 시장은 공급·시공·A/S 능력이 우수한 기업 위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데다 대형 건설사 입찰은 영세업체가 맞추기 어려워 에넥스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며 "에넥스는 건설사의 부도 위험 등을 고려해 원가율, 공급 상황 등을 면밀하게 판단하고 수익성이 안 좋을 경우 입찰을 지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사제(비브랜드) 위주의 중저가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초 초저가 시스템 주방가구 '레볼루션 키친'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국내 부엌가구 시장에서 브랜드 시장은 50% 이내로 보고 있는데 신규 주택물량 감소, 소비양극화로 사제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주거형태나 생활패턴의 변화를 감안할 때 중저가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해외법인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도 이미 마무리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생산공장을 철수하고 설비를 국내 황간공장으로 이전 설치했다. 이에따라 생산성도 10% 이상 신장됐다. 박 부회장은 "해외 생산기지는 더이상 구축 계획이 없고 국내 공장과 베트남 공장을 필두로 시장 확장에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베트남은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세안 신흥국 진출에 있어 주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하자 에넥스는 자사주 65억원어치(400만주)를 처분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에넥스는 자사주 처분으로 마련한 현금 일부를 부채 상환에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유통망 확대 및 매장 리모델링 등에 상당 부분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매장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지역 특성에 맞는 밀착형 거점 매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올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개설하고 복합 쇼핑몰이나 아울렛 등에도 입점할 계획"이라며 "대형 유통업체나 인테리어업체와 제휴해 고객 접점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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