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6세가 되는 직장인 김모씨는 요즘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회사에서 퇴직한 후 지금까지 새로운 일자리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앞으로 적어도 20년 이상을 더 살아야 하는데 벌써 그냥 놀고 먹는 신세가 됐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는 것이다. 한참 일할 나이인 40~59세의 중장년층 가운데 직장을 그만둔 뒤 허송세월을 보내는 인구가 3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재정경제부ㆍ통계청 등에 따르면 놀고 먹는 중장년층(40~59세 비경제활동인구)이 지난 97년 230만명에 불과했으나 2000년 281만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337만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중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곡선을 그리고 있다. 40~59세의 비중은 97년 17.7%였으나 2000년에는 20.0%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2.8%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100명 중 23명가량이 40~59세로 채워진 셈이다. 교육비 등으로 한창 바쁠 나이인 40~50대에서 노동할 능력과 의사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은 고용시장이 이들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비경제활동인구의 중장년층 증가는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의 고령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100명 중 60명가량은 50세 이상으로 메워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50세 이상 비중이 97년에는 47.6%였으나 2005년 61.5%, 2006년에는 62.3%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청년층(15~29세)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는 97년 605만명이었으나 2004년에는 517만명으로 줄었고 2005년 510만명, 2006년 522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대비 청년층 비중도 86년 51.8%를 정점으로 97년에는 46.3%까지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35.3%까지 떨어진 상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중장년층에서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예사롭게 볼 문제가 아니다”며 “직업이 있다가 없어진 전직 실업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