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메시지' 국가기록원에 보존

"형, 누나. 좋은 곳으로 가" "하늘에서는 부디 편안하길…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조문객들의 추모 글들이 국가기록원에 보관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의 경우 국민적 관심이 워낙 크기 때문에 추모 메시지들이 멸실되지 않도록 잘 보존해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전국 지자체에 보냈다"며 "유가족 측이나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영구보존이 결정되면 국가기록원에 영구 보존하도록 내부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날 경기도 안산시청 대강당에 모인 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임시·공식 합동분향소를 다녀간 조문객들이 남긴 추모의 메시지를 담은 상자를 정리했다.

메시지에는 "어른인 게 부끄럽다"는 자조 섞인 글에서부터 "많이 추웠지. 좋은 곳에서 고통 없이 행복하길" 등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내용까지 다양했다. 가장 많이 적힌 글은 "미안하다" "죄송합니다"라는 회한의 메시지였다. '서울에 사는 한 학생'이라고 한 조문객은 "수학여행을 떠났을 뿐 아무런 잘못도 없는 너희들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싶어 가슴이 아파"라고 적었고 또 다른 조문객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어른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안산시청은 비가 내리거나 추모글이 부착된 지 오래될 경우 훼손될 것을 우려해 추모 메시지들만 상자에 따로 담아 시청 대강당에서 보관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지난 2일 밤까지 부착된 메시지들만이 전량 수거돼 대강당 안 여섯 개 상자에 담겼다. '기록보관함'이라고 쓰인 상자에는 그동안 추모객들이 임시·공식 합동분향소 앞에 적어놓고 간 눈물의 메시지들이 국가기록원 혹은 추모관에 보관되기 위해 2일 밤 옮겨졌다. 가로 40㎝, 세로 30㎝, 높이 25㎝ 크기 상자 안에는 전국 각지의 추모객들이 접착식 메모지에 쓴 메시지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메시지 한 개 크기가 성인 남성 손바닥 한 개 크기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메시지의 개수는 약 40만개 이상일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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