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장관 인선 뒷이야기] 국제통상능력 높이사 막판 낙점

노무현 대통령이 고심끝에 24일 새 농림장관에 허상만 순천대 교수를 낙점한 것은 국제통상능력을 최우선 잣대로 삼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농정에 밝은 국내용보다는 쌀시장 개방과 같은 난제를 잘 풀어갈 수 있는 국제용 장관이 더 절실했다는 분석이다. 정찬용 청와대 보좌관도 이날 허 장관의 인선배경에 대해 “전문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만금사업 후속대책, 도하개발아젠다(DDA), 자유무역협정(FTA)협상 등 농정현안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는 지난 23일 오전까지만 해도 민병채 전 양평군수를 1순위로 추천해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노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현안에 밝은 인물을 더 찾아보라는 지시였다. 이에 따라 인사추천위는 그날 저녁 9시부터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30~40분씩 심야 집중면담을 가졌다. 이 결과 일본구주대 객원교수, 미국 미주리대와 코넬대 객원교수 경력을 가진 허 장관을 1순위로 바꿔 노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이번 인사추천위에는 이례적으로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이 위원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황 본부장이 여기에 참석하게 된 것은 노 대통령의 특별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통상능력을 갖춘 농림부장관을 뽑기 위한 카드로 활용됐다. 정 보좌관은 “이번 인사에서도 고건 총리를 3번이나 만나고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는 등 책임총리제에 걸맞는 인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허 장관은 막판까지 박상우 전 차관과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고 총리가 서면으로 허 장관에 대한 제청권을 행사하고 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임명됐다는 후문이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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