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금융투자 업계의 히트상품을 이야기할 때 상장지수펀드(ETF)를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지난해는 ETF 업계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달리다 유럽 재정위기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자 시장 수익률의 두 배를 추구하는 레버리지ETF와 시장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ETF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두 ETF가 널리 알려지면서 다른 섹터나 상품 ETF의 저변도 점차 확대됐고 그동안 판매보수가 없다는 이유로 증권사 영업점에서 소외돼온 ETF들이 이제 프라이빗뱅커(PB)들의 추천목록에도 빠지지 않는 것을 보면 놀랄 만한 성장이라 하겠다.
ETF를 알리려는 업계와 관계기관의 노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각 운용사들이 지난해 다양한 ETF를 내놓은 것이 ETF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 말까지 상장된 ETF는 모두 106개로 전년(64개)보다 66%나 늘었고 각 그룹주와 섹터ㆍ테마ㆍ상품까지 각 자산을 대표하는 ETF가 생겨났다. ETF 전체 순자산 총액은 2010년 말 6조원대에서 2011년 말 9조9,378억원으로 4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추종 지수에 따라 ETF 수익률은 제 각각이었지만 유가증권시장 수익률과 별개로 새로운 투자대안을 제시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1년 코스피지수가 11% 가까이 하락하는 동안 'KODEX자동차'는 22.11%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TIGER나스닥100(5.71%)' 'KStar국고채(4.57%)' 'KODEX골드선물(13.08%)' 'KOSEF인버스(8.14%)' 등도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KODEX증권주'는 -43.69%, 'KODEX조선주'는 -41.15%로 가장 큰 손실을 보며 해당 업종의 부진을 그대로 반영했다.
새해 ETF시장은 주식에 채권을 더한 주식혼합형 ETF나 기존 해외형ㆍ상품형 ETF보다 세금을 줄이는 회사형 ETF 등이 등장하며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더욱 넓혀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금융당국은 ETF 활성화를 위해 거래세 면제나 퇴직연금의 ETF 투자 허용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수만 만들면 어떤 ETF든 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투자 대상이 담긴 ETF가 계속 나올 것"이라며 "ETF가 도약기를 거쳐 머지않은 시기에 대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