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사업자 선정] KDB컨소시엄 선정 배경

[위성방송사업자 선정] KDB컨소시엄 선정 배경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이 한국위성방송(KSB)을 제치고 위성방송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4년을 끌어온 두 컨소시엄간의 각축전이 막을 내렸다. 방송위원회가 KDB의 손을 들어준 것은 강력한 사업 추진력 때문이다. 위성방송 시대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국통신과 KBSㆍMBCㆍ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주축이 된 KDB가 활로를 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한국통신은 무궁화호 위성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막강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초기 단계부터 70여개의 채널을 채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컨텐츠 제작 능력이 탁월한 지상파 방송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DB는 이번 사업자 선정과 관련 ▦방송의 공적 책임 실현 가능성 및 사회적ㆍ문화적 필요성 ▦채널구성ㆍ운용계획의 적정성 ▦재정 능력 ▦경영 계획 ▦방송시설 설치계획의 적정성 ▦방송영상산업 육성 및 방송발전 지원계획의 우수성 등 모두 6개의 심사 분야에서 KSB를 따돌렸다. 이처럼 KDB가 비교적 낙승을 거둔 데는 김학천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주언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임순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 등 방송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인사가 대거 심사위원단에 포함된 것이 한몫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심사과정과 심사결과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비록 방송위원회가 심사위원 선정에서부터 채점에 이르기까지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을 유지했다고는 하지만 반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는 모든 위성방송 사업 희망업체를 하나로 묶는 이른바 그랜드 컨소시엄 구상이 무산된 이후 비교심사(RFP) 방식을 도입했다. 이 때문에 심사방식 자체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제기됐고 심사기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둘러싼 공방도 불거져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비교심사제는 심사위원의 판단에 의존하기 때문에 로비 등 부패의 소지가 많아 공정성과 효율성 면에서 경매제도에 뒤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PCS 사업자나 고속철도 차량 선정과정에서 공정성에 대한 비판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에 또 비교심사를 도입한 것은 위성방송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1,000점 만점으로 이뤄져있는 6개 분야의 항목별 점수를 보면 계량화가 가능한 분야가 250점에 불과한 반면 비계량 분야가 750점에 달해 객관적인 판단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KDB 사업계획 가운데 ▦평균 27만원대인 수신기를 무료에서 15만원(12개월 할부)에 대량 보급 ▦600억원 규모의 컨텐츠 투자조합을 통해 컨텐츠 센터 구축 ▦앞으로 5년간 2조4,000천억원을 투입해 4년 안에 200만 가구의 가입자 확보 ▦5년 안에 당기 순이익을 실현하고 7년째에 누적 순이익 달성 등의 내용은 사업권부터 따고 보자는 애드벌룬일 가능성이 짙다는 것이 방송계 일각의 시각이다. 이밖에도 위성체를 보유한 한국통신이 지상파 방송 3사와 함께 위성방송을 주도하면 방송 시장의 독점이 더욱 가속화돼 오히려 영상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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