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로 보는 2014 증시] <2>그룹주, 오너 리스크 털어낼까

부정적 효과는 이미 반영 CJ·효성 수익 개선 기대
오너 부재 제약 요인 불구 한화·SK도 성장 지속할 듯


올해 주식시장은 CJ·효성·한화·SK그룹 오너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어느 해보다 오너 리스크로 몸살을 앓았다. 오너가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면서 해외 진출이나 신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었고 이 영향으로 해당 그룹주의 주가는 추풍낙엽으로 떨어졌다. 내년 주가 전망은 밝다. 오너 리스크가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되고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사업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J의 이재현 회장은 2,0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지난 7월18일 구속 기소됐다. 구속 기소 이후 주가가 15% 이상 빠졌다. 다만 이 회장의 구속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는 올해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CJ 계열 상장사들의 악재가 대부분 올해 다 나왔고 CJ푸드빌과 CJ올리브영 등 비상장 계열사들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함에 따라 수익이 내년에는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 회장이 구속되기 전에 CJ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해외시장 진출로 외형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 회장이 없는 동안 CJ는 외형보다는 수익 중심으로 내실을 튼튼히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효성의 조석래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1조원대 분식회계를 통해 1,000억원대의 차명재산을 운영하고 차명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면서 법인세와 양도세를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국세청은 10월 말 세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징금 3,651억원을 부과했고 경영진에게도 추징금을 부과했다. 효성은 지난 13일 추징금 4,700억원을 완납해 이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징금 부과는 그 자체가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이미 납부를 다 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효성은 지난 4년간 스판덱스의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온 상황에서 내년 중국의 수요가 증가하고 원재료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등 스판덱스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중공업 부문 역시 느리지만 턴어라운드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 역시 2004~2006년 사이 위장 계열사의 빚을 갚아주려고 3,200억원대의 회사 자산을 부당하게 사용하고 계열사 주식을 가족에 헐값에 넘겨 1,041억여원의 손실을 회사에 떠넘긴 혐의 등으로 2011년 구속 기소된 바 있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도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동생 최재원 부회장과 법정 구속됐다. 한화와 SK는 올해보다 내년에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오너 부재의 여진은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화는 방산 부문을 중심으로 자체 사업 실적이 유지되는 데다 육군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유도무기체계 개발 산업인 '천무 프로젝트'를 통해 매년 2,500억원 수준의 매출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김 회장의 구속으로 이라크 추가 수주가 난항을 겪고 있고 태양광 사업에서 잘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주가의 제약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SK의 경우 비상장 회사들의 실적 모멘텀이 좋지 않고 최 회장의 부재로 SK이노베이션의 합작 사업, STX에너지 인수 등 조(兆) 단위 사업이 줄줄이 무산되는 점이 부정적이지만 지주회사들 중에서 배당이 많고 현재 18만원대인 주가는 상당히 저평가돼 있는 상태라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오너의 부재는 어찌 됐건 그룹의 미래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너의 부재로 인한 회사 손실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룹집단 내·외부적으로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프록시팀장(박사)은 "그룹 내부에서 임원들에 대한 준법 경영과 책임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사외이사·감사 등을 통해 불법 경영을 견제하고 사회적으로도 배임·횡령·탈세 등 경제 범죄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해 회사의 지배구조가 적절하게 갖춰진다면 오너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아 그룹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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