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통신 130년] 전신서 전화·스마트폰까지 '천지개벽'… "이젠 5G·IoT로 승부"

1885년 '경인전신선' 가설… 열강의 이권수단으로 출발
1960년대 돼서야 본격 성장… 1981년 체신부로부터 독립
1990년대 무선통신 대중화


전신에서 유선전화, 무선전화, 스마트폰까지. 5G와 IoT로 미래 먹거리 인프라 깔아

# 서울 마포·남대문·서대문 등에 공중전화가 처음 설치된 1902년. ‘전화소’로 명명된 이곳에서 전화 하려면 사람들은 예의범절을 깍듯이 지켜야 했다. 욕설이나 저속한 단어를 쓰지는 않는지 옆에서 감시하고 문제가 생기면 통화를 막는 ‘장리’가 있었다. 1920년대에는 극장이 연락소 역할을 했다. 전화가 오면 영화 상영 도중 갑자기 영화를 끊고 “아무개 씨에게 전화가 왔다”는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불과 100여 년 동안 우리 통신 산업이 그 어떤 산업보다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한국의 통신 역사는 세종로 80-1번지(현 세종로 공원)에 전신 업무를 위한 한성전보총국이 개국하고 한성과 인천을 연결하는 경인전신선을 가설한 1885년 9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4년 갑신정변 직후 일본이 부산-인천간 해저전선 가설을 요구했던 일을 계기로 청나라가 ‘조청전선조약’을 체결하며 선수를 쳤다. 전선은 인천에서부터 중국 봉황성까지 이어졌다. 조선 정부가 확장·증설을 하려면 청국전보총국의 사전 승인까지 받아야 할 정도로 굴욕적인 출발이었다.

열강의 이권수단으로 출발한 통신관청은 1887년 조선전보총국, 1893년 전우총국, 1895년 통신국, 1900년 통신원 등으로 계속 이름을 바꿨다. 전화는 1896년 궁내부에 처음 설치됐으며, 1902년에는 한성과 인천 사이에 일반인도 쓸 수 있는 전화가 개통됐다.

1905년 한일통신협정 체결 이후로는 40년 동안 통신 주권을 잃었다. 한국전쟁 때는 대구와 부산을 제외한 남한 전 지역의 전화 시설 80% 이상이 파괴됐다. 한국 통신 역사 130년 중 절반은 그야말로 수난의 연속이었다.

우리 통신산업은 고속성장시대인 1960년대부터 비로소 가파르게 성장했다. 1961년 12월 전기통신법이 제정되고, 1962년부터 통신사업 5개년 계획이 추진되면서 전화채권법과 공중전화업무가 도입됐다. 1969년 7월에는 통신 서비스 가입자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1981년 현 KT의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체신부로부터 독립돼 설립되면서 무선호출서비스와 이동통신 서비스가 개시됐다. 1984년에는 현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까지 설립됐다. 1988년에는 전화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해 1가구 1전화 시대가 열렸다.

1990년대에는 인터넷과 무선통신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통신 산업도 천지개벽과 같은 변화를 겪었다. 1994년 한국통신이 코넷(KORNET) 서비스를 개시하며 처음 인터넷 서비스를 상용화했고, 1999년에는 한국통신과 하나로텔레콤이 비대칭형 디지털 가입자망(ADSL) 방식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무선 서비스도 1990년대 초반 ‘삐삐’ 시대를 지나 1990년대 후반부터 휴대폰 대중화 시대를 맞았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통신 개념이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서 사람과 정보의 연결로 확장되면서 인터넷 검색·전자상거래·온라인 게임 등 연관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한국 통신 산업은 이때를 발판으로 세계적인 통신 강국 대열에 끼었다.

2009년 10월부터는 KT가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스마트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TV(IPTV)·O2O(온·오프라인 통합)·5G(5세대) 무선 산업은 물론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그리드·스마트 홈·스마트 카 등 차세대 융합 서비스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한국 통신 역사에서 늘 중심축에 있던 KT도 기가인터넷 상용화와 5G 서비스 준비를 앞세워 세계 통신 시장의 거물이 될 채비를 하고 있다.

오영호 KT 홍보실장은 “앞으로 ‘개방형 IoT 플랫폼’을 기반으로 5대 미래융합 산업과 IoT를 연계한 서비스를 꾸준히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통신 역사 연혁

1885년 한성전보총국 개국 및 경인전신선 가설

1896년 궁내부 전화 설치로 전화사업 시작

1902년 일반인 전화사용 시작

1905년 통신주권 강탈

1948년 체신부 발족

1969년 전화 가입자 50만 돌파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 설립

1984년 한국이동통신서비스 설립

1988년 전화 가입자 1,000만 돌파

1994년 한국통신, 인터넷 서비스 첫 상용화

1996년 CDMA 이동전화 세계최초 상용화

2009년 KT, 아이폰 도입

2015년 KT, 세계최초 기가 LTE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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