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7년 1분기부터 올 4분기(10일 현재)까지 주요 백화점의 객단가를 비교한 결과 올 4분기들어 일제히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분기 객단가는 IMF사태 이전인 97년을 넘어선 것은 물론 매년 물가상승률을 감안할때 사상 최고 수준이다. 12월에는 연말특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4분기 전체 객단가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현대백화점 본점의 올 4분기 객단가는 7만3,000원으로 지난 34개월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 1~3분기의 5만7,000~5만9,000원대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은 물론 IMF사태 이전인 97년 1분기의 6만2,000원을 성큼 뛰어 넘었다.
미도파백화점 상계점도 4분기 객단가가 97년 4분기의 6만1,100원을 웃도는 6만4,500원을 기록, 역시 사상 최고를 나타냈다.
롯데 본점은 올 1분기만해도 5만3,000원대에 머물던 객단가가 4분기들어 7만원에 육박, 지난97년 1분기의 7만3,300원에 이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신세계 본점도 올 4분기동안 객단가가 7만4,800원을 기록, IMF사태에 휘말리던 97년 4분기(7만9,200원)를 제외하고는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 객단가가 급상승한 것은 소비가 IMF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백화점을 이용하는 소비계층이 중산층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객단가 상승은 경기회복의 혜택이 부유층에만 집중, 소비계층간 불균형이 한층 심화됐다는 최근 통계청 발표를 뒷받침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백화점들이 올 4분기들어 소비회복세를 몰아가기 위해 바겐세일에 이어 과도한 사은품·경품행사까지 실시, 소비를 조장한 것이 객단가를 끌어올린 큰 이유중의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분당에 사는 주부 전모(35)씨는 『사은품이나 경품행사에 대한 관심때문에 백화점을 찾는 경우가 잦다』며 『이웃사람들과 함께 몰려다니다 보면 자연히 충동구매로 이어지기 일쑤』라고 말한다.
아무튼 각 백화점들이 연말까지 계속 각종 사은행사를 실시할 예정인 점에 비춰볼 때 올 4분기 객단가는 이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효영 기자H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