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 감독 "우아한 상업영화 선보일 것"

'돈의 맛'으로 칸 레드카펫 두 번째 발걸음
여배우 윤여정도 두 번째 동행
최상류층 숨겨진 권력·욕정 다뤄


"칸 진출이 확정되자 프랑스 친구들이 '어게인(Again)?'이라는 메일을 보내왔더군요."

지난해 영화 '하녀'로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첫 입성을 이뤘던 임상수(50) 감독이 '돈의 맛(제작 휠므빠말)'으로 또 한번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임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진출작 확정) 하루 전에 연락을 받았다"며 "윤여정씨가 소식을 듣고 전화했는데 첫마디가 '할렐루야'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돈의 맛'은 오는 5월16~27일 열리는 제6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세계적인 작품이 지니고 있는 미장센과 코드를 볼 수 있는 작품"이라 평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임 감독은 "기존 칸 수상작과 내 영화는 분명 차이가 있는데도 칸이 내 영화를 선택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이유는) 아직 나도 잘 모르겠다.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돈의 맛'은 상업적 요소를 많이 고려한 영화다. 늘 추구하는 것은 칸(영화제 진출)보다 상업적으로 영화가 잘되는 것"이라며 "단 좀 더 우아한 상업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임 감독과 더불어 올해 두번째로 칸 레드카펫을 밟는 또 다른 이가 있다. 윤여정(65)은 자신이 출연한 임 감독의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가 나란히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겹경사를 맞았다. 그는 "계획적으로 두 상수를 만난 것은 아니지만 운 좋게도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었다.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것은 다음 작품 무료출연 정도 아니겠느냐"며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다.

윤여정(백금옥 역)은 김강우(주영작 역)와의 베드신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그는 '돈의 맛'에서 돈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갇혀 젊은 육체를 탐한 표독스러운 재벌가 안주인 역을 맡았다. 그는 "베드신이 많이 얘기되고는 하는데 사실 베드신 자체가 참 힘들고 곤혹스럽다. 촬영 당일 강우와 난 시합(경기)에 나가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데 강우가 나보다 훨씬 어리니 선배로서 의연한 척하느라 더 힘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영화에서 내가 벗었다 함은 윤여정이 아닌 백금옥이 벗은 것이고, 백금옥이 김강우가 아닌 주영작을 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칸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 초청작인 '돈의 맛'은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권력과 욕정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그린 작품이다. 재벌들의 화려한 외면이 아닌 검은 속내를 드러내며 자본주의 한국 사회의 폐부를 향해 노골적으로 냉소를 보낸다. 5월17일 국내 개봉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