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드라마 제작환경 '딴 판'

한국 주2회 140분·일본은 주1회 46분 편성
제작비서 출연료 비중은 한국이 日의 3배나

아시아 시장에서 '한류'와'일류'로 경쟁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드라마 제작환경이 편성과 제작 방식, 스타배우들의 출연료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김영덕 연구원이 발표한 '한ㆍ일 드라마 제작환경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 제작비 가운데 출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로 일본(20~30%)의 2배 이상이었다. 스타급 연기자의 출연료가 제작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한국은 10%를 넘었지만 일본은 10% 이하로 나타났다. 양국의 드라마가 아시아 시장에서 '한류' '일류'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스타급 연기자들의 출연료에 거품이 많아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과도한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를 상승시키고 수익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일본의 잠재시청률과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에 입각해 합리적인 출연료 산정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드라마 편성도 한국은 주 2회(회당 70분), 16부작 또는 24부작 체제가 일반적인 반면 일본은 주 1회(회당 46분), 10~12부작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김 연구원은 "한국의 주 2회 편성 방식이 국내 시청률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적절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일본처럼 주 1회 편성을 하거나 방송시간 축소, 사전제작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 드라마는 대부분 50% 정도 제작한 뒤 방송에 들어가기 때문에 '초치기 제작'으로 비유되는 한국과 달리 방송시간에 쫓겨 촬영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철저한 분업에 의한 프로듀서 시스템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프로듀서(PD)가 현장 연출과 기획ㆍ제작관리 등을 함께 수행하므로 노동강도가 너무 높다"며 "현장연출은 현장 디렉터가, 나머지 업무는 PD가 맡는 일본식 분업시스템을 도입해 기획ㆍ제작에서의 내실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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