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럼은 왜 깨물까? = 부럼은 음력 정월 보름날에 까 먹는 잣ㆍ날밤ㆍ호두ㆍ은행ㆍ땅콩 등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옛 어른들은 부럼을 깨물면서 1년 동안 무사태평하고 만사가 뜻대로 되며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기원했다. `딱`깨무는 소리에 잡귀가 물러가 한해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도 단단해진다고 여겼기 때문. `부럼`의 어원은 두 가지. 하나는 과종(果種)들을 총칭하여 `부름`이라고 보는 것과 다른 하나는 부스름의 준말로 `부럼`이라 했을 것 이라는 해석이 있다.
◇즐거운 소식 듣고 귀밝아지고 = 정월 보름날 아침엔 데우지 않은 술(청주)을 한 잔씩 마신다. 이를 귀밝이술이라 하는 데 이 술 만큼은 남녀노소 모두 마실 수 있다. 귀밝이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한해 동안 즐거운 소식을 많이 듣게 된다고. 이명주(耳明酒)렇資訣?明耳酒)렬》襤?治聾酒)련記訣?聰耳酒)라고도 한다.
◇까마귀에게 바치는 음식, 약식 = 약식은 약밥 또는 약반이라고도 부른다. 약식의 기원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하와 왕비의 배신으로 역모로 당할뻔 했던 소지왕은 까마귀가 전해준 편지 덕에 역모를 막고 목숨도 구했다. 이후 소지왕은 까마귀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매년 1월 15일을 까마귀 제사날(烏忌日)로 정하고 귀한 재료를 넣은 검은 밥을 제물로 바쳤는데 이 밥이 약식의 기원이다.
◇오곡밥은 나눠먹어야 제맛 = 쌀, 보리, 조, 콩, 기장 등 다섯가지 곡식을 넣고 지은 밥을 말한다. 지방에 따라 오곡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긴 하나 한 해 농사를 통해 수확한 곡식들을 넣어 밥을 짓고 풍년을 빈다.
잣, 대추, 밤 등 약식의 재료를 구하기 어려웠던 평민들이 찾기 쉬운 재료로 밥을 지었던 것이 오곡밥의 유래라 한다. 오곡밥은 세집 이상의 것을 먹어야 그해 운이 좋다고 해서 집집마다 서로 나누어 먹었다 한다.
◇9가지 나물로 무병 기원 = 늦가을 갈무리해 두었던 호박, 가지, 박오가리, 곰취, 갓잎, 무청, 버섯, 순무 등을 말리거나 묵혀 두었던 것을 나물로 하여 먹는다. 대보름날 9가지 나물을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복쌈, 복리, 박점이라 하여 참취 나물, 배춧잎, 김 등으로 밥을 싸먹는데 이 음식에는 무병장수에 대한 기원이 담겨져 있다.
<조환익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