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빵·화장품 젊은층 트렌드로

베트남 한류 현장 까오탕 거리 가보니…

허영인(가운데) SPC그룹 회장이 파리바게뜨 글로벌 100호점인 베트남 호치민시 까오탕점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과 함께 빵을 시식하면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SPC그룹


#한류에 듬뿍 빠진 베트남 여성 직장인 웬티화(25) 씨는 아침에 한국 드라마 '온에어'를 보고 출근한 후 점심에는 호치민시 3군 까오탕에 위치한 '파리바게뜨'에서 한국식 고급 케익과 스무디를 먹는다. 퇴근하면 한국기업과 합작한 TV홈쇼핑에서 구매한 한국식 불고기 세트로 저녁 식사를 해결한다.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한국 제품들이 베트남인들의 생활 속으로 깊숙히 파고들고 있다.

베트남 경제수도인 호치민시의 3군 지역은 현지인들의 쇼핑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번화가인 까오탕 거리에는 국내 최대 제과제빵기업인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등의 매장이 문을 열어 식품한류를 선도하고 있다.

강성길 파리바게뜨 베트남 법인장은 " 베트남 현지 베이커리의 경우 품목이 40여개에 불과하지만 파리바게뜨는 150개 이상을 갖춰 경쟁력을 확보했다"면서 "가격대도 한국의 70% 수준으로 호치민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바게뜨는 2020년까지 베트남에 300개 매장을 설립하는 '베트남 제빵왕' 자리를 노리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30일 까오탕 매장을 전격 방문한 데서도 파리바게뜨의 베트남 공략 의지를 엿볼 수 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역시 이미 베트남내 1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 출점을 통해 베트남 내 경쟁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서는 LG생활건강이 세계 유명 브랜드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6%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류 열풍이 거센 베트남에서 한류 스타이자 자사 화장품 모델인 김태희(오휘), 이영애(후) 등을 활용해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면서 판매를 끌어올리고 있다.

홈쇼핑업계의 경우 베트남에서 한국식 선진 쇼핑문화를 심는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7월 CJ오쇼핑이 베트남 현지에서 합작 개국한 데 이어 올 2월 롯데홈쇼핑, 3월 GS샵이 합작 또는 기존업체 지분 인수 등을 통해 국내 4개 업체가 단기간 내에 현지 4강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치민에서 6년째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최정호(41) 씨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이미지나 제품들이 모두 프리미엄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특히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국 제품을 구입하고 즐기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기업들은 시장 진출 못지 않게 현지인 채용,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성공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에서 2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생활용품업체인 락앤락은 베트남 대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지급 등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베트남에서 성공하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성공이 가능하다는 공식도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공략을 끌어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베트남은 인구의 절반이 30대 미만일 정도로 젊은층이 많고 역사적으로 중국, 프랑스, 일본, 미국과 연관돼 있어 그만큼 글로벌한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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