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직업교육, 정부 독려에도 청년들 외면

5년새 직업전문학교 늘었지만 입학자 되레 줄어 실효성 의문
"대학보다 수준 낮다" 인식 탓
기업도 대졸자 비해 선호 덜해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나란히 '전국직업교육 업무회의'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직업교육은 국민교육시스템 및 인력자원 개발을 위한 핵심요소 중 하나로 수 많은 청년들을 성공적인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하며 농촌ㆍ소수민족지역ㆍ빈곤지역 등의 직업교육 역량 강화를 지시했다. 리 총리도 "직업교육은 전도가 유망하다"고 전제한 뒤 "우수한 노동자와 기능 인재 양성을 통해 경제발전과 충분한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이 나서 직업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내 청년들은 직업교육을 외면한다. 중국 정부가 2010년 이후 직업교육 기회를 늘리기 위해 직업전문학교의 수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입학자가 오히려 감소해 직업교육의 실효성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인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해 광둥둥화직업학교는 입학정원 2,149명 중 1,152명이 입학하는 데 그쳤다. 허남성의 직업학교도 정원의 70%만 입학했고 상하이도 정원의 절반 정도를 간신히 채웠다.

차이신은 중국 직업교육의 문제점으로 우선 직업교육에 대한 폄하를 꼽았다. 지방정부 등에 의해 운영되는 직업교육이 종합대학이나 전문대학의 교육수준보다 낮다고 인식되며 학생들이 직업교육 자체를 회피한다. 류슈에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부원장은 "스위스 등 유럽에서는 직업교육과 학술교육을 동등한 교육형태로 보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학생의 적성과 능력보다는 대학 교육 자체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명문대학 입학이 정답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들의 직업교육에 대한 불신도 문제다. 지방정부가 직업학교 출신들에 대한 우선 취업을 장려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직업학교를 대학교육보다 아래로 보며 직업학교 졸업생을 채용하지 않고 채용을 하더라도 명문대 졸업생과 직업학교 졸업생과의 임금ㆍ복지 차이를 두고 있다. 현재 중국의 직업학교 교육수준이 들쑥날쑥해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의 직업교육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없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다양한 직업군에 비해 교과과정은 너무 단순하고 예산 또한 적게 편성돼 제대로 된 교육시설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이신은 단순히 직업학교의 수를 늘리는 것이 청년실업 문제 해결방안이 아니라며 직업학교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과 고용주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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