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상금으로 엄마한테 가방 사드리려고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로는 역대 10번째 메이저 챔피언이 된 김효주(19·롯데). 코스에서는 40세 베테랑 캐리 웹(호주)의 카리스마를 누를 정도로 당당한 그였지만 인터뷰 때는 19세 '엉뚱 소녀'로 돌아와 있었다. 그는 에비앙에서 경기하는 동안 뭐가 좋았냐는 질문에 "에비앙 생수가 한국에서는 비싼데 여기서는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으로 뭘 할 거냐는 질문에는 "엄마를 위한 가방을 사고 싶다. 나머지는 아빠에게 맡길 것"이라고 답했다.
김효주는 경기를 복기하며 "긴장을 많이 해서 18번홀에서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버디 퍼트를 놓치면 우승은 날아간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골프를 하면서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샷을 쳐놓고 18번홀 그린에 올라갈 때는 너무 떨려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러 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17번홀에서의 두 번째 샷 실수에 대해서는 "페어웨이가 딱딱하고 말라 있었는데 두 번째 샷을 하는 그 지점만은 너무 물렀다. 그래서 실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코스를 보고는 너무 어려워 컷 오프만 면하자는 생각"이었다는 김효주는 "그냥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메이저 최소타 기록을 작성한) 1라운드 때는 운이 많이 따랐다"며 자세를 낮췄다.
한편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2언더파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역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박세리(37·KDB산은금융)는 7오버파 공동 47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