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사행성 도박장인 화상경마장 설치를 반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법적 하자가 없는데도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은 분명한 사유재산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도박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마사회가 설치 중인 '화상경마장' 허가를 둘러싸고 "정당한 허가제한이냐, 사유재산권 침해냐"의 논란 재점화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마사회지점'으로 통하는 화상경마장(장외발매소)은 현재 서울 13곳, 경기 9곳, 인천 3곳, 부산 2곳 등 32곳에 이른다. 한국마사회는 또 올해까지 전국 16곳에 화상경마장을 추가 설치하기로 하고 울산과 순천ㆍ원주ㆍ청주 등지에도 허가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추가 설치 중인 화상경마장의 경우 '사행성 도박장'으로 규정한 해당 지자체의 적극적인 불허방침에다 주민들의 대대적인 설치반대운동에 부딪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도박장 문제가 사회 이슈화됨으로써 화상경마장도 '도박장이냐, 건전한 가족 레저 공간이냐'의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관할 구청의 불허로 2차 행정소송 중인 울산 화상경마장은 부산고등법원이 지난 11일 허가 관청인 울산 남구청에 사실상 허가를 내주도록 하는 조정권고안을 내 화상경마장 설치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울산 남구청은 2003년 D개발이 도심 한가운데인 울산시 남구 삼산동의 6층 상가건물을 인수, 화상경마장 설치를 위해 용도 변경을 신청하자 ▦도시계획시설결정 목적에 적합하지 않고 ▦교통 및 주거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이유로 불허했다. 그러나 D개발 측이 제기한 1심 행정소송에서는 "구청의 불가 이유는 사유재산 침해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D개발 측이 승소했었다. 이번 항소심법원의 조정권고 결정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사행성 도박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는 가운데 법원이 사실상 업체 측 손을 들어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만일 설치가 재추진된다면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추진 중인 전남 순천 화상경마장은 관할 순천시와 시의회ㆍ주민 등의 결사반대운동으로 2년째 개장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근 여수와 광양시는 물론 하동군과 남해군 등 서부 경남 지역 주민들까지 반대운동에 동참, 사업취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북 청주의 화상경마장도 충북 지역 141개 시민ㆍ사회ㆍ종교단체들이 '충북화상경마장반대 도민대책위원회'를 결성, 반대운동을 벌이는데다 관할 청주시와 충북도에서도 "경제적 효과보다 사행심 조장 우려가 더 크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는 현재 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 중인 화상경마장 개장에 대비해 주차장 설치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시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 개정안을 마련하는 등 행정적 제재조치에 나서 마사회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원주시의 한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결과와 주민대책위의 소송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장을 최대한 늦추면서 대응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라면서 "우선 가능한 행정조치를 통해 지역의 반대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