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재벌 베레좁스키 타살 증거 발견 못해

현지 경찰 “아직 명확하지 않은 부분 있어”

런던 근교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러시아 망명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타살당했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영국 경찰이 24일(현지시각) 밝혔다.

수사 책임자인 템스 밸리 경찰서의 케빈 브라운 경감은 “우린 지금 단계에선 제삼자가 베레좁스키 사망에 관여했다는 것을 뒷받침할 만한 어떤 증거도 확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베레좁스키의 죽음과 관련해 아직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베레좁스키의 경호원은 전일 오후 욕실에 들어간 그의 안위가 걱정되자 구급차를 불렀으며 그는 잠긴 욕실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서 바닥에 쓰러진 베레좁스키의 시신을 봤다고 진술했다. 베레좁스키는 구급대원에 의해 사망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베레조프스키에 대한 부검이 끝날 때까지는 그의 사망원인에 관해 억측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한때 러시아 최대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로 명성을 날리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숙청 칼날을 맞고 영국으로 자진 망명한 베레좁스키가 사망하자 심근경색 급사설과 자살 소문, 심지어는 암살설까지 나돌았다.

이에 영국 경찰은 그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나섰으며, 특히 타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화학·생물·방사능·핵(CBRN) 전문가들을 급파, 현장감식을 벌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