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잠 못드는 철의 여인

장례식 당일 시위 가능성에 경찰 SNS 등 통신망 감시
위험인물 사전 체포도 고려

이달 17일(현지시간) 치러질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장례식을 앞두고 영국 경찰에 초비상이 걸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를 비롯한 요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장례식 당일 대처에게 반감을 가진 이들의 시위와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처의 장례식이 자칫 '악몽'으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영국 언론들은 경찰이 대처 장례식을 전후한 소요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해 인터넷 게시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주요 통신망을 감시하는 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준국장의 예우를 갖춰 치러질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를 비롯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등 정부 요인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에 따라 경찰은 2011년 왕실 결혼식 때처럼 위험인물들을 사전에 체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경찰은 특히 1965년 윈스턴 처칠의 국장 이후 처음으로 전직 총리 장례식에 참석하는 엘리자베스 2세를 경호하기 위해 대테러전 경험을 가진 간부를 보안책임자로 임명한 상태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대처 반대세력이 13일 런던 트라팔가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 시민의 말을 전했다. 장례식 참석자 가운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국민당 당수 등 외국 정치인들을 겨냥한 시위나 소요사태 발생 가능성도 영국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경찰은 또 대처를 증오하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 내 극단주의자들이 장례식을 노리고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에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치안당국은 이들이 영국 본토보다 북아일랜드에서 테러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가디언지가 전했다.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은 17일 런던 세인트폴성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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