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늘었지만… 똘똘한 펀드엔 돈 몰린다

이달 국내 주식형펀드서 3,300억 이상 유출 불구
성장·안정성 두루 갖춘 대표상품엔 꾸준히 유입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썰물처럼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성장형과 가치형 등 투자유형별 대표 펀드의 경우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들 펀드의 운용전략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같은 유형의 펀드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리는 대표 상품의 경우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 펀드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특정 업종에 대한 높은 편입 비중 등 단점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3,300억원 이상 빠져=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지난 23일까지 3,32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의 주가 반등 국면을 이용해 환매한 후 직접 투자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4월 이후 15거래일 중 11거래일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로부터 돈이 유출됐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4월 이후 기관 및 개인의 펀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데 개인이 환매한 주식형 펀드는 단기 차익보다는 일정 부분 손실 만회한 후 직접 투자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자 유형별 대표 펀드로는 자금 유입=하지만 운용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대표 상품으로는 돈이 들어오고 있다. 이달들어 설정액이 증가한 펀드는 대부분 투자 유형별 대표 상품으로 드러났다. 한국투신운용의 ‘삼성그룹적립식 주식형 펀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던스 주식형 펀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톱스 밸류(Tops Value) 주식형 펀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펀드의 경우 성장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춰 장기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A형과 C형 모두에서 설정액이 증가한 신한BNP 톱스 밸류 펀드는 국내 가치형 펀드의 대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저평가된 우량 가치주에 선별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만큼 펀더멘탈 지표가 우수하지만 현재 투자 비중이 높은 화학 업종의 주가가 최근 지나치게 올랐다는 게 부담으로 꼽힌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연구원은 “톱스 밸류 펀드는 가치주 펀드 내에서 주당순이익(EPS) 성장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다 주가수익비율(PER)은 낮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높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펀더멘탈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투자비중이 높은 화학 업종의 주가가 최근 많이 올라 주가가 조정국면에 들어가면 수익률이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성장형 펀드인 미래에셋의 인디펜더스 주식형 펀드 클래스A형에서도 이달들어 123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들어왔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 팀장은 “국내의 대표적인 성장형 펀드로 볼 수 있는 인디펜더스펀드는 규모가 너무 큰 게 단점인데 펀드에 자금이 많으면 초과 수익을 낼 때 운신의 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재벌 그룹 내 계열사들로만 주식을 편입하는 그룹형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투신운용의 ‘삼성그룹적립식 주식형 펀드’도 A형과 C형 모두 설정액이 늘어났다. 김혜준 대우증권 펀드리서치파트 선임연구원은 “삼성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업종 내에서 우수한 기업이라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진 펀드”라면서 “삼성그룹 공동의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변동성이 높고, 경기를 타는 섹터가 많아 경기 침체국면에서는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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