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게 없습니다." 최근 만난 경기 여주의 A골프장 사장이 푸념처럼 꺼냈던 말이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덜 춥다지만 골프장의 올 겨울은 어느 해보다 춥다. 특히 수도권 외곽 지역은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경기도 이외 지역 골프장의 세금 감면에 따른 이용료 인하로 이용객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계절적 비수기에다 불황 탓에 골퍼들의 라운드 횟수마저 줄어들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18홀 규모인 A골프장의 경우 평일 입장객이 평균 20팀 정도에 불과해 예년 같은 시기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인근 B골프장 등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각한 매출 감소에 비상이 걸리면서 겨울 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타개책은 크게 '허리띠 졸라매기'와 '이용객 모시기'로 나뉘는 모습이다. 긴축 경영은 대다수 골프장들이 신경을 쓰는 부분. 인원 감축부터 에너지 절약까지 가능한 방법은 모두 동원하고 있다. 경기 남부에 위치한 C골프장은 서울 사무소의 규모를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7홀 규모의 D골프장은 겨우내 18홀만 운영하며 코스관리 비용을 아끼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이용객들의 양해를 얻어 목욕탕의 욕조를 비우고 샤워 시설만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식당의 메뉴를 단순화하는 곳들도 많아졌다. 골퍼들도 부쩍 낮아진 클럽하우스 실내 온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이용객을 한 팀이라도 더 늘리려는 노력도 두드러진다. 경기 가평의 프리스틴밸리는 2월28일까지 비회원 그린피를 주중 13만원, 주말 15만원으로 책정했다. 주중 5만원, 주말 7만원을 낮춰 할인폭이 가장 크다. 경기 하남의 캐슬렉스는 2월13일까지 17만원에서 12만원으로 5만원 내려 받고 그늘집에서 미역국을 무료로 제공한다. 발안도 5만원 내린 주중 13만원, 주말 16만원을 받고 있으며 이천의 뉴스프링빌도 2월27일까지 주중 12만원, 주말 18만원으로 4만원을 깎았다. 용인의 한원은 주중과 주말에 4만원씩, 양평TPC는 주말에 4만원을 할인해준다. 기흥과 여주의 소피아그린, 용인의 글렌로스, 강원 원주의 센추리21 등도 겨울 이용료를 인하했다. 또 안성베네스트는 2월28일까지 모든 입장객에게 목 폴라와 핫팩,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추첨을 통해 노트북, 무료 라운드권, 골프용품이용권, 식음이용권 등의 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경기 안산의 제일은 같은 기간 스타트하우스 전 메뉴를 서비스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