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정수기 앞세워 웅진 넘는다

■ 이석호 청호나이스 대표
12년 연속 신기술으뜸상
'쁘띠'·'미니' 올 20만대 팔아… 시장 점유율 30%로 높일 것
방문판매원 2배로 늘리고 매트리스 렌탈사업도 추진



얼음을 동동 띄운 시원한 물로 갈증을 해소하는 여름 이석호(56ㆍ사진) 청호나이스 대표는 남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린다. 무더워지는 5월에서 8월 사이가 주력모델인 얼음정수기가 본격 판매되는 시기이기 때문.

27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이석호 청호나이스 대표는 "이과수 얼음정수기 쁘띠와 미니는 각각 24개와 14개의 특허가 있어 얼음정수기 부분은 경쟁업체가 쉽게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며 얼음정수기 분야 선두주자로서의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쁘띠' 제품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6일 한국표준협회로부터 12년 연속 신기술으뜸상을 수상하고, 최고경영자부문 특별상을 받았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얼음정수기 '아이스콤보'를 출시한 이후 시장을 선도해왔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20만대의 정수기를 판매했는데 그 중 11만대가 얼음정수기다.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고, 얼음정수기는 15% 늘었다.

이 대표는 "경기 영향을 조금 받긴 하지만 매달 꾸준히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쁘띠와 미니의 올해 판매목표인 15만~20만대를 달성하면 시장점유율은 30%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름 특수가 지나면 판매가 떨어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스탠드형 얼음정수기에 온수기능이 첨가된 제품을 늦어도 다음달에 내놓으면 하반기에도 충분히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정수기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위업체인 웅진코웨이를 비롯 교원L&C, 동양매직, 쿠쿠홈시스, 한경희생활과학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일반 가정의 정수기 보급률이 50%를 넘었지만 보급형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학교나 공장 등에도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여서 정수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기 트렌드는 정수->냉수->온수->얼음->와인셀러로 진화됐다. 새로운 정수기의 모습에 대해 이 대표는 "커피머신이 장착된 정수기도 구상하고 있다"면서 "디자인 개발은 끝났고 현재 모크업(Mockup)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청호나이스는 주력제품인 정수기 외에 비데, 공기청정기, 제습기, 연수기 등의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와 사업구조가 유사하다. 이 대표는 "우리의 강점인 얼음정수기로 신규가입자를 늘린 뒤 차츰 다른 제품군으로 넓히려 한다"며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소개했다.

최근 청호나이스는 신사업으로 매트리스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80만~100만원대 가격에 24개월 무이자로 일반판매를 지난주부터 시작했다"면서 "매트리스도 렌탈 판매를 도입할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20일 기준으로 상반기 전체 실적이 전년보다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며 "지난해 8월 이후 매출이 감소했던 부분을 제품과 판매제도, 정책으로 대응해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정수기 등 생활가전 제품에서 2,8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마이크로필터 등 다른 3개 계열사의 매출을 더하면 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1년 청호나이스에 몸을 담은 이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0년 차입금을 모두 상환한 뒤 축적된 자금으로 음료회사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정수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핵심역량에 집중하기로 했다"면서 "진천 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50억원을 투입했는데 내년 봄부터는 생산이 두배 가까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청호나이스는 판매조직을 통합 개편하며 방문판매원인 플래너 수를 4,000여명으로 늘렸다. 이 대표는 "웅진코웨이와의 점유율 격차는 결국 방판 인력의 차이"라며 "2010년말 2,300명의 2배 이상인 5,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복안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플래너 조직을 통한 사업은 홈쇼핑이나 유통점에 비해 경기를 덜 탄다"면서 "경기가 좋을 때는 사람이 적어도 효율이 나오고, 경기가 나쁘면 인원을 늘리면 된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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