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터 3] 삼성에버랜드

"직장을 놀이터 같이" 펀 경영
고객들이 보낸 칭찬 편지 공개··· 매달 추첨 통해 여행·상품 제공도



“모두 동물탈을 쓰세요”라는 서비스아카데미 강사의 말에 삼성에버랜드 임원들의 눈이 모두 박노빈 사장을 향한다.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도 바뀐다”며 박 사장이 망가지는 모습도 각오한 듯 사자 머리띠를 쓰자 쭈뼛쭈뼛 하던 임원들도 동물 탈을 쓴다. 삼성에버랜드 임원들의 ‘펀(Fun) 경영’ 체험 현장의 모습이다. 임직원들이 즐거워야 조직이 신나고, 아래 위로 의사소통이 활발해 경영성과도 올라 간다는 박 사장의 지론이 임원들의 얼굴에 동물탈을 씌웠다. 삼성에버랜드는 직장을 일터가 아닌 놀이터라고 부른다. 고객과 직접 얼굴을 대하는 서비스업의 특성상 임직원들이 즐겁지 않고서 고객들을 즐겁게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놀이터’ 경영덕에 삼성에버랜드는 고객만족경영의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고객만족경영대상 5년 연속 수상과 명예의 전당 헌정, 한국산업별 고객만족도 10년 연속 1위, 대한민국 서비스 품질지수 1위 기업 선정 등 각종 고객만족 서비스 대상을 휩쓴 것도 일터를 놀이터로 만든 삼성에버랜드의 힘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에버랜드만의 독창적인 아이템으로 즐거운 일터를 만들고 있다. GE는 최고경영자(CEO)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의 핵심요소 4가지로 에너지(Energy), 에너자이저(Energizer), 익스큐션(Execution), 에지(Edge)를 꼽았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를 즐거운 일터 만들기에 적용해 ‘펀경영 4대 핵심 요소’로 퍼너지(FunErgy), 펀에너자이저(FunErgizer), 펀익스큐(FunExeQ), 펀에지(FunEdge)를 창안해 냈다. 삼성에버랜드는 직원들이 365일 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리조트 사업부의 아침조회 시간은 칭찬으로 시작해 칭찬으로 끝난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 주었던 일’, ‘몸이 불편한 손님을 보살펴 준 일’ 등 고객들이 회사와 직원들 앞으로 보내 온 칭찬편지가 공개됐다. ‘에버로또’라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출퇴근 기록에 따라 번호를 매겨 한 달에 한번 공개추첨을 통해 여행이나 상품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리조트 직원들의 ‘웃음’ 서비스는 다른 사업부에도 이어진다. 자산관리사업부의 경우 3개팀(인사팀, 관리팀, 품질 안전팀)이 月ㆍ수ㆍ금요일 아침 마다 팀원 전체가 모여 시끌벅적하게 서로 웃기기 대회를 펼친다. 팀원들이 돌아가며 시중의 재미있는 이야기나 유머를 들려준다. 환경개발 사업부는 조경, 환경복원 사업을 하는 성격에 맞게 직원만족 프로그램도 자연친화적인 프로그램으로 임직원들을 즐겁게 한다. 허브와 산세비에리아 등 건강 기능성 식물을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직원들에 생일상 선물 웃움주는 특별 이벤트도
김인섭 삼성에버랜드 자산관리사업부 주임은 특별한 28번째 생일을 맞았다. 점심 약속을 취소하고 같이 점심을 하자는 팀장의 말에 투덜거리며 따라간 구내식당에는 김 주임만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었다. 삼성에버랜드는 즐거운 일터를 위해 직원들에게 '웃음' 뿐 아니라 '감동'을 주고 있다. 자신의 생일날 회사 구내 식당의 점심 메뉴가 미역국이라면 기분이 어떨까. 삼성에버랜드 유통사업부가 생일을 맞은 임직원을 위해 마련하는 생일이벤트에는 정성과 함께 감동이 배어 있다. 직원들의 생일상은 조리사들과 영양사가 직접 예쁜 풍선들을 만들어 장식하고 정성스럽게 차려진다. 정성이 들어간 생일 미역국을 만들기 위해 지난 봄에 직접 담근 간장도 사용한다. 특별한 날 특별한 맛을 내기 위한 재료인 셈이다. 피아노로 생일 축하곡이 연주되고 생일을 맞은 임직원들이 자리한다. 이어 주인공이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동료들의 축하와 함께 뜻깊은 책 선물까지 받는다.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는 특별한 생일상을 선물받은 이 날 주인공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 필 수 밖에 없다. 삼성에버랜드는 직원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벤트를 고객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푸드테인먼트'(Foodtainment)라는 개념을 도입해 단순히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차원을 벗어나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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