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류 소비국인 미국과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유가(油價)잡기’에 나선다. 고유가로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압둘라 왕세자와의 회담에서 증산의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세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고 본다”며 “압둘라 왕세자를 만나 고유가가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부시 행정부는 미국내 에너지 생산을 촉진시키기 위해 에너지업체에 120억달러 규모의 감세 및 보조금 지급 혜택을 주는 내용의 에너지 법안 입법을 추진중이다.
압둘라 왕세자는 생산확대에 적극 나설 것을 약속할 예정이다. 사우디는 세계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석유업체들이 유전개발 의욕을 꺾지 않을 국제유가의 적정선을 배럴당 40달러(서부텍사스산중질유 기준)로 잡고 있다.
이와 관련, 알리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25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5년간 에너지 개발에 대한 투자 규모를 500억달러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현재 하루 1,100만배럴인 사우디의 생산여력을 2009년까지 1,250만배럴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투자 계획은 지난 5년간 사우디가 에너지 개발에 투자했던 규모의 2배에 이르는 것이다. 알리 나이미 장관은 또 “사우디는 장기적으로 하루 생산여력을 1,500만배럴까지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가가 오르면 에너지 생산시설을 건설하는데 돈이 몰려들 수 밖에 없다”며 “사우디 뿐 아니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생산여력을 확대하는데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