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 고문,DJ와 조찬회동/대선정국 맞물려 ‘파장’

◎“정치적 의미없다” 해명불구 ‘재편단초’ 분석도신한국당 경선후보 중 한사람이었던 이수성 고문과 국민회의 대통령 후보인 김대중 총재가 24일 만났다. 지난 21일 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이회창 후보가 선출된지 채 3일도 지나지 않은 사이에 이루어진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선 정국에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김대중 총재는 그동안 수평적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 하겠다는 여권인사들과 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이수성 고문도 경선 다음날 『앞으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두 사람은 『앞으로 나라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는데 뜻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고문은 또 이날 김총재와 회동한데 이어 25일 미국 출국에 앞서 청구동을 방문, 김종필 자민련총재와도 조찬모임을 갖기로 했다. 그는 김대중 총재와는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후 다시 만나기로 하는 등 대선정국에서 확실히 정치색 짙은 행보를 하고 있다. 물론 이수성 고문측은 『지난번 안중근 의사 추모식에서 만났을 때 한번 일산에 놀러가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정치적인 의미는 전혀없다』고 의미가 확대 해석되는 것을 꺼려했다. 그러나 며칠 전까지 집권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섰던 사람이 낙선후 곧 야당 총재를 만났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수 없다. 청와대는 이날 회동에 대해 가급적 정치적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청와대측은 특히 김영삼 대통령이 22일 이고문을 청와대로 불러 단독회동을 갖고 이회창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결속을 강조했는데도 사전 양해도 없이 김대중 총재를 만난 것에 대해 불쾌해 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만남은 이런 파장도 계산에 둔 두 사람의 정치적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대중 총재는 신한국당의 대통령 후보가 선출돼 본격적인 대선채비에 들어간다는 의미에서 전당대회로 갈려진 신한국당내 주류, 비주류의 역학구도를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김총재는 12월 대선승리를 위해 이수성 고문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신한국당 민주계인사들과 연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상현 지도위원 등 일부 중진인사들이 앞장서고 있으며, 과거 민추협 당시 민주화투쟁을 같이 했던 민주계 인사들에 대해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이수성 고문으로서도 경선패배 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강화를 위한 모색이 필요했을 것이다. 즉 현재의 구도로서는 경남북을 통틀어 영남권 후보의 공백상태로 대선이 치러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지역의 대표주자로서 자신의 정치적 위상제고를 노렸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만남은 두사람의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이한동, 이수성 고문에 대한 연대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벌어질 대선판도 재편의 단초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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