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인치 PDP TV는 '애물단지'?

극심한 판매부진 이어 '가격 역전'까지 발생

삼성전자의 55인치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의 50인치에서 63인치로 이어지는 PDP TV 라인업의 틈새를 공략할 '보배'가 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소비자의 반응이 신통치 않아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것. 게다가 최근 실시된 가격할인 행사로 인해 50인치 PDP TV보다도 가격이 떨어지면서 급기야 향후 시장에서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6일부터 55인치 PDP TV 1천대를 100만원할인한 660만원(출고가기준)에 판매하고 있다. 이로써 55인치 PDP TV는 이 회사의 50인치 벽걸이형 PDP TV 가격(680만원)보다도 가격이 낮아지게 됐다. 한 업체의 동종 제품군에서 '가격 역전'이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업계에는 삼성전자의 가격 인하 이유를 놓고 '재고 소진', '시장 철수' 등 온갖 억측이 나오고 있다. '재고 소진'의 경우 55인치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구모델의 재고를 처리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으로, 전자제품의 경우 통상 가격 할인 이후에는 할인 전 가격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55인치 시장 철수' 전망은 50인치 제품에서 55인치 제품을 건너뛰고 곧장 60인치나 63인치 제품으로 향하는 소비자의 구매 형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42인치 제품을 본 뒤 50인치 제품을보면 '크다'는 반응을 보이는데, 50인치 제품을 본 뒤 55인치 제품을 보면 '별 차이가 없다'는 반응을 나타낸다"고 55인치 제품의 경쟁력 저하를 지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 같은 해석에 대해 55인치 PDP TV를 생산하지 않는 경쟁업체의 비방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앞으로 밝은 곳에서도 빛 반사없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데이라이트(daylight)' 기능을 55인치 제품까지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할인 행사는 55인치 제품을 띄우기 위한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PDP TV시장의 대형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마케팅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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