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발생의 진원지인 멕시코를 비롯한 세계 72개국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 240만 복용분을 제공하기로 하고 그중 일부를 선적했다고 밝혔다.
파델라 샤이브 WHO 대변인은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힌 뒤 선적은 스위스와 미국의 메릴랜드,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 등 세 곳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샤이브 대변인은 또 이날 멕시코와 미국ㆍ유럽을 포함한 전세계 150여명의 과학자들이 온라인 콘퍼런스를 열어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성격과 잠복기간, 심각성, 감염 취약계층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전했다.
WHO에 따르면 5일 오전8시(제네바 현지시간) 현재 공식 보고된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멕시코와 미국을 비롯한 21개국에서 1,124명으로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멕시코 25명과 미국 1명 등 모두 26명이다.
나라별로는 멕시코와 미국의 감염자가 각각 590명, 286명이었으며 이어 캐나다(101명), 스페인(54명), 영국(18명), 독일(8명), 뉴질랜드(6명), 프랑스ㆍ이스라엘(각각 4명) 등으로 집계됐다. 또 엘살바도르와 이탈리아ㆍ한국에서 각각 2명, 스위스ㆍ홍콩ㆍ코스타리카ㆍ네덜란드ㆍ오스트리아ㆍ덴마크ㆍ아일랜드ㆍ콜롬비아ㆍ포르투갈 등에서 각각 1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이날 “북미 지역을 제외한 유럽과 아시아 지역 등은 지역사회 수준에서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확산 증거가 없다”고 말해 WHO가 전염병 경보 수준을 ‘대유행’을 선언하는 6단계로 격상시키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앞서 WHO는 지난 4월29일 신종플루 관련 전염병 경보 수준을 ‘대유행 임박’을 뜻하는 5단계로 올렸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리처드 베서 소장대행은 이날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 변이할 것이므로 지금 백신을 대량 생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세계 보건 관계자들이 바이러스가 남반구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