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 시장의 손실규모는 (당초 예상치인 20억달러보다 적은) 18억달러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 포드가 24일(현지시간) 올해 3ㆍ4분기 실적발표 때 던진 이 한마디가 유럽 자동차시장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포드의 발표를 '유럽 시장에 대한 업계의 바닥 선언'이라고 평가하면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돼온 시장침체에서 벗어나 턴어라운드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2007년 1,600만대에 달하던 유럽 시장에서의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1,253만대를 기록하는 등 5년 연속 수직 낙하했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판매량이 늘어난 달은 4ㆍ7ㆍ9월 등 세 번에 그쳐 6년 연속 판매하락을 예약한 상태다. 그동안 유럽 자동차시장의 부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와 유로존 재정위기에 더해 연료비 상승, 인구 고령화에 따른 신규 운전자 수 감소 등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포드의 실적전망 발표는 이 같은 장기복합적 불황에 종지부를 찍음과 동시에 글로벌 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는 이날 올 3ㆍ4분기 순이익이 12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5억달러 상당의 일회성 비용이 포함된 것으로 이를 제외한 주당순이익(45센트)은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와 함께 밥 생크스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는 2015년 유럽 지역에서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가 확실한 궤도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유럽 지역 턴어라운드를 공개적으로 밝힌 업체는 포드가 처음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르노 역시 바닥탈출을 선언했다. 르노는 이날 올 3ㆍ4분기 유럽시장 판매액이 10.2% 늘었다고 밝히면서 "유럽시장에서의 사업 모멘텀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의 자동차 수요회복 기대감은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ACEA에 따르면 유럽시장의 내년 자동차 수요는 1,393만대로 7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시장회복과 더불어 침체기에 단행한 업계의 구조조정은 유럽시장 회복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플러스 요소로 꼽힌다.
포드는 올해 영국 공장의 문을 닫은 데 이어 내년에는 벨기에 공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르노와 PSA푸조시트로엥은 각각 2016년, 2015년까지 7,500명, 1만4,000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 최고경영자(CEO) 및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바닥을 다지는 기간이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