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리슨 쿡(40) 영국변협 국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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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국이 처음부터 법률시장을 완전 개방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빗장을 여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대한변협과 영국변협간 변호사 해외연수 프로그램 등 교류 증진차 최근 방한한 앨리슨 쿡(40) 영국변협 국제이사는 한ㆍEU간 법률시장 개방협상과 관련, EU는 한국측에 무리한 일정을 주문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쿡 이사는 지난 87년부터 영국정부에서 통상 전문가로 일해오다 2002년부터 영국변협의 해외시장 확대 등 국제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한국 법률시장은 우수한 인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해외경험이 없어 국제 경쟁력이 미흡하다”며 “국내시장 개방을 통해 한국 로펌들도 해외 유수 로펌과 맞닥뜨리며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은 규모도 크고 뛰어난 변호사도 많지만 해외 사무소가 하나도 없어 국제적 위상은 약하다는 게 쿡 이사의 설명이다. 세계경제가 국경이 없어지는 등 글로벌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 로펌도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쿡 이사는 “영국은 법률시장을 일찌감치 개방한데다 세계 금융 중심지인 런던의 전략적 위치를 적극 활용, 세계 유수 로펌을 포함해 현지 영국 변호사의 3분의1인 3만5,000여명이 금융 관련 법률시장에 종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한국정부의 로스쿨(법과 전문대학원) 도입 추진과 관련, 우수한 변호사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한국 법률시장의 양적ㆍ질적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제한적이던 변호사 수가 늘어나면 경쟁체제가 갖춰지고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한국의 법률시장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쿡 이사는 “영국 법률시장은 대형 로펌시장도 있지만 3~5명의 변호사들이 모여 특정 법률 분야에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해 잘 나가는 소형 로펌도 많이 있다”며 “한국 변호사들도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국은 생명공학 IT 등 첨단 기업들이 많이 있어 외국 로펌에 매력적”이라며 “한국시장 개방시 외국 로펌은 첨단 기업 자문, 특히 자국 기업의 한국 진출시 법적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