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들은 24일 사설을 통해 일제히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범죄행위"이자 "공포극"이라고 규탄하며 '당근'에 의존해온 과거의 대북 대응에서 벗어날 것을 한미 양국에 촉구했다. 또 북한의 폭주 원인에 대한 '중국 책임론'과 함께 중국이 더 이상 뒷짐을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중국 역할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사설을 통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터무니없는 모험주의적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천안함 사태 당시 대북 비난을 삼가고 북한의 권력 세습을 지지해온 중국이 "이 같은 행동을 초래한 데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북한의 응석을 받아준 것이 폭주를 허용했다"며 "중국은 그 책임을 각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촉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사설에서 "중국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며 "이제는 베이징(중국 당국)이 워싱턴(미 정부)과 보다 직접적 동맹을 통해 평양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한미 합동 해상훈련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탈북주민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FT의 주장이다.
한국과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과거와는 다른 강경한 대응이 요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독재정권의 돈줄인 개성공단을 폐쇄할 것과 함께 오바마 정부가 항모전투단을 투입하는 한미 합동 해상훈련 실행과 대북 금융 제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오바마 행정부는 과거처럼 독재자 김정일에 대한 경제적ㆍ정치적 뇌물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며 대북 회유책을 경계했다. 신문은 "클린턴과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무장 해제 약속을 받아내는 대신 정치적ㆍ경제적인 양보를 제공했지만 김정일은 이득을 취하면서도 핵무기나 미사일을 전면 공개하거나 해체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북한이 연평도 도발을 6자회담 재개나 경제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카드로 이용하려는 것이라는 분석과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WSJ는 이번 도발이 "북한 내부의 경제ㆍ정치적 위기의 징후로 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추가 무력충돌에 대한 경계심도 고조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사설을 통해 "국제사회가 연합해서 서둘러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한국은 북한의 새로운 도발을 야기하지 않도록 현재의 억제적인 자세를 지속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