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검정개미, 맘이 어떨까 박미연 엮음/ 봄뜰 펴냄
평택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한 평범한 교사가 아이들의 눈을 통해 비친 세상의 모습을 전하며 어른들의 잘못된 세계를 따끔히 비판한다.
18년째 교직에 몸담으면서 틈틈히 만들어 온 아이들의 문집과 여기서 발췌한 글을 토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엮었다. 아버지, 어머니, 친구, 가족, 시험 등 10가지 주제에 맞춰 아이들의 눈에 비친 세상사가 솔직하고 투명하게 그려져 있다. `아빠가 술마시고 오셨을 때, 나는 왠지 아빠가 불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선생님 학교 일은 훌륭하지만 가정은 어떠한가 궁금하다`등 철부지일 것만 같은 아이들의 세상 인식과 깊은 속내가 담겨 있다. 교육현장에 선 선생님으로서 느끼는 인간적인 자기 고백과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 교육현실에 대한 안타까움, 제자들에 대한 그리움 등도 함께 실렸다. 어린이의 동시 가운데서 따운 `길 잃은 검정 개미`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만들면서 얻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가르치고 배우는, 혹은 어른과 아이라는 상반된 입장에서 서로 바라보기 힘든 교사와 아이들이 같은 눈 높이, 같은 마음에서 화해하고 만났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