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 ‘군살 빼기’에 다시 가속도를 붙인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야심차게 추진하다가 해당 기관 노조를 비롯한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로 주춤했던 선진화 계획을 조기에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각 공공기관들의 총정원을 올해 상반기까지 일괄적으로 줄이고 민영화와 통폐합도 조속히 추진하는 ‘투 트랙(two-track)’ 방식으로 ‘방만경영의 대명사’로 불리는 공기업을 수술한다는 방침이다. ◇‘군살 빼기’ 속도 낸다=정부는 1~6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통해 내놓은 129개 기관 2만2,000명의 정원 감축 목표 중 91개 기관 1만4,000명의 감원을 이미 단행했다. 남은 38개 기관 8,000명에 대해서는 오는 5월까지 완료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신탁ㆍ지역난방공사ㆍ인천공항공사 등 민영화ㆍ지분매각 대상 24개 기업 중 13개 기관은 이미 의사회 의결 등 내부 절차를 마쳤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은 시장 여건 악화로 매각이 보류됐고 대우조선ㆍ하이닉스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관 매각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당장 민영화 추진이 어려워도 손을 놓는 건 아니다”라며 “여건만 호전되면 곧바로 민영화ㆍ매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반 준비를 조기에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기업 통폐합에 따르는 추가적인 인원 감축도 예정돼 있다. 정부는 주ㆍ토공 통합 등 41개 기관을 16개사로 재편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미 코레일네트웍스 등 7개 기관이 3개로 통합이 완료됐고 남은 기관들 역시 올해 안에 통합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기업 ‘3대 거품’ 제거한다=청와대는 18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기관장들로부터 공공기관 선진화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 그간 재정부 등 관련 부처가 공기업의 총정원을 10~15% 감축하라는 계획을 각 기관에 통보했지만 노조와의 마찰 등으로 진척이 미비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번 보고를 통해 공공기관 개혁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공기업 선진화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스공사가 지난달 25일 현 정원의 10.7%를 올해 일괄 감축하기로 했고 한국전력도 2012년까지 줄이기로 한 정원을 올해 일시에 조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다만 최근 경제침체 등을 감안해 규정상의 정원감축은 일괄 조정하더라도 현재 근무 중인 정원 초과 인력에 대한 감축은 2012년까지 자연 감소 등을 통해 줄인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지금부터를 ‘공기업 선진화 2기’로 규정하며 핵심과제로 ▦거품 빼기 ▦노사관계 선진화 ▦일류서비스로의 진화 등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 대비 평균 14%나 높은 연봉 거품을 제거하고 직급ㆍ조직, 사업구조 등을 개혁해 더 이상 ‘신의 직장’이라는 말이 나오지 못하도록 견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갈등요소를 최소화하는 소극적인 노사 관계 목표를 ‘합리적 노사관계 정립’으로 새로 세우고 민간이 할 수 없는 기능을 찾아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공기업 본연의 위상을 세운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