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 울산] 이젠 글로벌 산업도시로

"2010년 수출 1,000억弗·1인 GDP 5만弗…"
市 "공장용지 확보" 도시계획변경등 적극 지원
'울산=공해도시' 오명 벗고 쾌적한 환경 자랑
무분규 타결 사업장 계속 늘어 노사화합 정착도



지난 1968년 3월 22일 동해안의 변방인 울산만에 ‘미래의 기적’을 알리는 작은 삽질이 시작됐다. 이날은 중화학공업 입국을 선포한 정부가 국내 최초로 ‘울산 석유화학단지’ 기공식을 가진 날이었다. 당시로선 인구 8만5,000명에 시골 어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울산이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탈바꿈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른 지금 울산은 국내 산업수도를 뛰어넘어 글로벌 산업도시로 분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마디로 ‘태화강의 기적’을 이루어 놓은 것이다. 울산은 전국에서 가장 돈이 많이 넘치는 도시다. 지난해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가 4만달러를 넘어섰다. 이 같은 수치는 서울의 두 배, 부산의 두 배 반에 달한다. 울산은 세계 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SK에너지, S-Oil 등 초대형 사업장은 물론 5,000여개의 크고 작은 중소기업체들이 자리잡고 있다. 혹독한 IMF(국제구제금융)체제하에서도 그다지 큰 불황을 겪지 않았다. 지난해 울산지역 근로자 1인당 연 급여액은 2,199만원으로 서울과 경기도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그 차이가 연간 10만원이하로 사실상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울산시민들의 이 같은 부의 원천은 왕성한 기업활동 덕택이다. 지난해 울산지역 기업들의 총생산액은 107조7,432억원으로 국내 전체 총생산액의 12.6%에 달한다. 국내 1위 자리는 물론이고 도쿄·상하이·도요타시에 이어 아시아 4대 공업도시로 우뚝섰다. ◇기업우대정책이 성장비결=울산시는 공장용지를 구하지 못해 타 지역 이전이 불가피했던 관내 대기업들에 대해 도시계획변경과 대 정부 설득 등 과감한 행정을 펴 결실을 맺었다. SK㈜ 울산콤플렉스는 얼마 전 총 1조6,000억원을 투입, 남구 용연동 14만4,000여평의 부지에 대규모 중질유분해공장 건립을 진행 중이었다. 이 사업이 해당 부지내 녹지 비율 문제로 무산될 조짐을 보이자 울산시가 환경부에 ‘2009년까지 울산국가산업단지의 공해를 크게 줄이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환경부를 적극 설득, 사업승인을 받아내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은 울산지역의 극심한 공장용지난에도 불구, 대규모 블록공장을 관내에 건립해내는 지역사랑을 보였다. 울산시 남구 용연동 일원 10만5,000여평의 부지에 들어선 이 블록공장의 부지는 당초 SK㈜가 자사 공장증설을 위해 마련해둔 부지였지만 현대중공업이 관내에 공장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타지로 블록공장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울산시가 중재에 나서 결국 ‘탈울산’을 막았다.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생태 환경도시’=울산은 급격한 산업화 진행과정에서 필연적 부산물인 ‘공해’로 지난 수십년간 큰 고통을 겪었다. 2000년 이전만해도 ‘울산=공해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울산은 그러나 ‘에코폴리스 울산’ 정책으로 지난 2004년이후 무려 4조원에 달하는 환경개선 예산을 쏟아 부은 결과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생태도시’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한때 ‘죽음의 강’이었던 태화강은 최근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2~3ppm 수준으로 한강(3~4 )이나 낙동강(4~4.5)보다 깨끗해졌다. 1급수에만 산다는 연어가 되돌아온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강물에서 수영대회가 열린 ‘태화강 수영대회’가 지난 2006년부터 성공적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해 울산의 대기 중 아황산가스(SO) 농도는 0.007ppm 으로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대전에 이어 두 번째로 맑았다. 울산은 시민 평균 나이가 33.4세로 전국 대도시 중 가장 젊고, 도시 면적(1,057㎢)도 서울의 1.7배나 된다. 여기다 시민 1인당 공원 면적도 10년 전 1.09㎡에서 14.45㎡로 10배 이상 늘었다. ◇’파업도시’는 옛말, 노사평화 정착=‘노사평화기조’ 정착은 왕성한 기업활동의 밑바탕이 됐고 울산의 경제발전과 안정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울산은 ‘파업도시’로 낙인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지난 95년 국내 최대 규모의 사업장인 현대중공업이 무분규 노사협상 타결 원년을 이뤄낸 이후부터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골리앗 크레인’농성을 통해 극한 노사분규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2005년 민주노총 탈퇴를 선언하고 올해로 13년째 무분규 노사협상 타결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근로자 백명이상 기업체 중 올들어 분규를 기록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여개 기업들이 무분규 선언을 통해 올해 임금과 단체협상을 타결지었다. 특히 무분규 타결 사업장 가운데는 강성노조로 분류되던 5~6곳의 화섬업체들이 대거 포함돼 노동계 전반에 ‘노사상생’ 기조가 급속히 자리잡고 있음을 반영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울산시가 오는 2010년이면 수출 1,000억 달러와 1인당 생산액 5만달러의 초일류 도시로 반드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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