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불안이 다소 해소되고 있는데다 경기회복 기대감까지 일자 주가도 빠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말에 비해 16%나 상승했다. 국내 증시는 원ㆍ달러 환율 급락 등 금융시장 안정을 바탕으로 국내외 경기 개선 조짐을 호재성 재료로 삼아 숨가쁜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경기개선 기대감은 높은 데 반해 실제로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떨어진다. 세계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의 고용 불안이 여전한데다 기업들의 실적개선도 아직은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금융시장 안정에 경기회복 기대로 주가 급등=이달 초만해도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000선 밑으로 떨어질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27일 종가기준으로 1,237선까지 치솟았다. 국내는 물론 미국ㆍ일본ㆍ중국 증시도 이달 들어서만 각각 9.2%, 13.9%, 14.0%나 급등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주가상승)’에 그치지 않고 추가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시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질주’를 거듭할 수 있었던 데는 글로벌 금융 리스크가 완화된데다 ‘경기가 바닥권을 지나 회복될 기미를 보인다’는 징후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경기선행지수가 바닥권을 지나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또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촉발한 미국의 사정도 다소 나아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2월 신규 주택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7%나 늘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내구재 주문 역시 전월보다 3.4% 증가해 7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최근 반도체나 원유 가격이 상승하는 것도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은 경기 모멘텀과 기업실적 턴어라운드 여부 등 추세 회복을 겨냥할 수 있는 경제 지표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경제지표 개선 확인 필요=최근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4월 중 최고 1,300선 중반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경기개선 기대까지 가세할 경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린 것은 어디까지나 ‘기대감’이다. 아직까지 경기가 바닥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확신할 만한 지표는 나오지 않았다. 경기 개선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4월에는 미국의 금융주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는 점에서 경기지표와 함께 기업 펀더멘털 역시 증시의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특히 글로벌 소비회복을 통한 경기개선의 주요 기준이 되는 미국의 고용시장이 아직까지 회복될 기미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리스크로 지적된다. 미국의 3월 셋째 주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65만 2,000건으로 예상치를 웃돌 정도로 고용상황은 아직 ‘한겨울’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고용시장은 최악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며 “소비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