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연 원장 “전통시장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야”

“전통시장이 활성화되자면 무엇보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합니다. 상인들부터 의식을 바꾸고 지역특성에 맞는 특화시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정석연(52ㆍ사진) 시장경영진흥원장은 22일 기자와 만나 “전통시장도 점차 옥석이 가려지면 경쟁력을 갖춘 곳은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최근 전통시장의 현대화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정 원장은 “전국 1,550여개의 전통시장 가운데 25% 정도는 유통기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대부분의 시장은 정부 지원책 등에 힘입어 점차 활기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 원장은 “재래시장이 지금처럼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은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 외부적인 요인 탓만은 아니다”며 “소비자의 기호와 유통구조가 바뀌고 있는데도 재래시장 상인들은 소비자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정 원장은 “상인대학을 처음 실시할 때만해도 ‘그런 것 받아서 뭐하냐’는 식으로 호응이 낮았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1만명이 넘게 교육을 받았고 90% 이상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상인들의 의식이 먼저 변해야 전통시장이 고급화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 ‘문화관광형시장’ 등과 같이 지역 관광과 문화상품 등을 결합하는 특화시장으로 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도입된 ‘시장투어’는 누적 참여자만 7만명을 넘어섰고 전국 132곳의 전통시장이 참여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진흥원에 따르면 1,550여개 시장 중 침체된 곳의 비중은 2006년 62.6%에서 2008년에 56.8%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호한 시장의 비중도 10.4%에서 11.9%로 높아지는 등 재래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것이 정 원장의설명이다. 정 원장은 대형 유통업체와의 협력 방안에 대해 “시장은 1차 식품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공산품을 판매하는 할인마트와 다를 수 밖에 없다”면서도“일부 시장에서는 대기업과 상생협약을 맺어 윈윈효과를 얻는 만큼 협력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정을 통한 ‘대면판매’에 있다고 본다”며 “서로 정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인간미 넘치는 공간이라는 본래 기능을 되살리는데 진흥원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청계천 상인연합회 회장과 비영리민간단체인 청계천 사랑의 대표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08년 8월부터 시장경영진흥원장으로 몸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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