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은행들 세계 정상 '우뚝'

공상銀등 시총기준 1∼3위 휩쓸어… 美 씨티그룹등은 급락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쇠락한 반면 중국 은행들이 크게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10년 전인 1999년 미국의 경제주간 비즈니스위크의 자료와 최근 자신들이 조사한 자료를 살펴본 결과, 각종 파생금융상품과 첨단 금융공학으로 무장한 영미권의 금융 기업들이 무너진 대신 리스크 회피 전략을 구사해온 금융 후진국들이 약진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올해 3월 17일 기준으로 중국의 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의 시가총액이 각각 1,753억달러, 1,287억달러, 1,128억달러를 기록, 나란히 세계에서 가장 큰 은행 1, 2, 3위를 차지했다. 이들 세 은행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들 세 은행에 이어 미국의 JP모건 체이스가 945억달러로 4위에 올랐다. 지난 1999년 시가총액이 1,509억달러로 1위였던 미국의 씨티그룹은 올해 137억달러로 시가총액이 90% 이상 줄어들어 46위로 추락했다. 수십 년간 전 세계 금융시장을 주름잡아 온 씨티는 현재 사실상 미국 정부의 통제권 아래 놓인 상태다. 10년 전 1,129억달러로 2위를 달리던 BOA는 올해 401억달러로 11위로 주저 앉았다. 그나마 순위변동폭이 작은 은행은 영국의 HSBC였다. 10년 전 시가총액 937억달러로 씨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이어 3위였던 HSBC는 올해 738억달러로 5위를 기록했다. 반면 비교적 금융위기의 사정권 밖에 있었던 중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등의 은행들이 약진이 두드러졌다. 캐나다는 10년 전에 상위 50개에 1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전통적인 리스크 회피 전략 덕분에 올해는 로열뱅크오브캐나다(10위), 토론토도미니온은행(19위)등 5개 은행이 50위 안에 자리매김했다. FT는 현재의 금융위기가 끝나면 선진국 은행들의 시가총액은 회복되겠지만, 규제 강화와 함께 은행들의 규모는 더 축소되고 더욱 국내지향적인 성향을 띨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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