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본격 '하락 사이클' 돌입했나

실거래가지수 작년 11·12월 연속 떨어져
"거래부진 심각… 하락세 6개월 이상 갈 것"


국내 아파트 가격의 주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2개월 연속으로 하락해 주택 가격이 본격적인 '하락 사이클'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해 11ㆍ12월 2개월 연속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실거래가 신고제도(2006년)가 도입된 후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에 이어 두 번째다. 2008년에는 6달 연속으로 하락했었다. 전문가들은 "아직 올 1ㆍ2월 실거래가지수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와 보금자리주택 공급 여파로 기존 주택 시장의 거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어 이번 가격 하락세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10개월 만에 다시 찾아온 하락 사이클=1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9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지난해 11월 전달보다 0.27% 떨어진 130.8을 기록해 10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했다. 이어 12월에도 전월 대비 0.31% 하락한 130.4를 기록,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실거래가지수는 2006년 도입된 후 2008년 중반까지 1개월 단위의 일시 하락을 제외하고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8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완화에 힘입어 2009년 2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반전해 8월 전 고점을 회복하기도 했다. ◇"6개월 이상 하락세 이어질 듯"=국토부가 지난해 처음 도입한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호가가 아닌 두 번 이상 거래된 주택의 실제 가격을 기준으로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것이다. 기준시점(2006년 1월) 지수를 100으로 하고 현재의 지수는 상대 값으로 표시된다. 다만 주택거래신고기간이 60일이기 때문에 발표까지 3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아직 올 1~2월의 정확한 가격 추이가 나오지 않아 하락국면 본격진입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계절적인 요인에 따른 일시 하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6개월 이상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기존 주택시장 매매가 극도로 부진한 상태에서 전국적으로 급매물만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거래가지수 개발에 참여한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올해 1월 강남 재건축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긴 했지만 전체 지수에 영향을 줄 정도의 거래량은 아니었다"며 "서울이 일시적으로 반등하더라도 전국 주택 가격은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가를 중심으로 한 기존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는 아직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갈수록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서울은 지난해 9월 1.1% 상승했지만 올해 2월에는 상승폭이 0.2%로 낮아졌다. 국민은행 지수의 장기 평균 월별 상승폭이 0.7%인 것으로 고려하면 사실상 호가 상승세가 멈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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