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인위적 증시 부양 없다"

■ 뉴욕서 한국 경제 IR
"증권거래세 인하 검토 안해 배당세는 낮추는 방안 필요"
"경기 회복세 강하지 않아…" 한은 금리인하 우회적 압박

/=연합뉴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권거래세 인하 등 인위적인 증시 부양 대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해 해외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낙관론을 피력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포시즌호텔에서 뉴욕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증권거래세 인하 가능성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다만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성향을 높이기 위해 배당세를 낮추는 방안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인상 우려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데 대해 "신흥국 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외국인투자가들에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강점으로 올해 3%대 후반과 내년 4%대로 예상되는 안정적인 성장률과 풍부한 외환보유액, 안정적인 단기 외채, 30개월째 이어지는 경상수지 흑자 등을 꼽았다.

아울러 최 경제부총리는 내외 금리 차 확대에 따른 한국의 금리인상 필요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양적완화는 끝나겠지만 당장 금리를 올리는 것도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나아가 "경기회복세가 과거처럼 강하지 않고 한국은행도 성장 전망을 낮춰오는 등 (정부와) 경제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를 다시 한번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 경제부총리는 이날 한국 경제 설명회(IR)에서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확장적 재정 정책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부총리가 한국 경제 설명회를 갖기는 지난 2005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등 월가의 거물 투자가나 글로벌 금융인사 2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날 외국인투자가들의 질문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 1,000조원이 넘어선 가계부채, 북한 변수, 중국 경제 둔화, 엔저 등 한국 경제를 위협할 5대 리스크에 집중됐다. 최 경제부총리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최근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로 가계대출이 제2금융권에서 제1금융권으로 옮겨가면서 질적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며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내수에 비중을 두는 만큼 소비재 수출을 늘리는 등 전략을 세밀화·현실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엔저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면 수출 경쟁력 약화, 자본 유출 등의 영향을 일으킬 수 있어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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