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커 "FRB 통화정책 바람직 안해"

"경기부양 효과 제한적"
양적완화에 직격탄


폴 볼커(82ㆍ사진) 미국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이 5일 서울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다"며 양적완화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볼커 위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계경제의 재균형' 특별강연에서 "FRB의 현 통화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볼커 위원장은 양적완화 조치와 관련, "경기부양을 위해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국채시장에 개입해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려 한 것"이라며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이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만 자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6,000억달러가 시장에 풀리는 데 대해 그는 "금융시장이 돌아가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유의미한 방향개선을 이루기는 힘들다"며 "경제회복세가 더딘데 이를 추세적으로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더 쓸 가능성에 대해 볼커 위원장은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또 한번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없을 것"이라며 "재정압박에 대처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재정 프로그램을 지금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재정지출에 제약을 걸어 적자를 줄이는 재정건전화 정책을 단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 대해 볼커 위원장은 "미국은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개도국 등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 입장이 다르기는 하나 G20에서 이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도해 대형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볼커룰과 관련해서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졌지만 이미 통과된 금융규제개혁 법안이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커 위원장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시장은 내버려둔다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며 "일정 수준의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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