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이 다음달 말 신당창당을 앞두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정 의원은 공식일정 사이 빈 시간들을 100% 영입작업에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영입인사들의 면면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의원은 '젊은 대통령'과 '정치개혁'을 표방하면서 신선함으로 이른바 '정풍'(鄭風)을 불러일으키며 각종 여론조사에서만큼은 대통령 당선 가능성 1, 2위를 다투고 있다. 시민들의 정 의원에 대한 기대도 만만치 않음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나 노무현 민주당 후보도 이러한 '정풍'을 상당히 경계하는 눈치다. 그러나 정 의원은 최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의 은행신탁에 대해 "배당 등 주식으로 인한 이득은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며 "대통령 재임기간 5년 중에는 한푼도 늘리지 않겠다"고 논란이 일단락되기를 기대했다. 심지어 정 의원은 "경제전문가와 법률전문가에게 물어봤다"며 '기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정 의원은 "특정기업을 도와주기 위해 대선에 출마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경제를 모르는 사람'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이 적지않다. 만약 정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가정해보자. 투자자들은 '설마 대통령이 고문으로 있는 기업이 망하겠느냐, 뭐든지 혜택을 입을 게 아니냐'는 기대심리로 대대적인 매수에 나설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특히 정 의원은 지난 25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현대중공업은) 세계에서 가장 우량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공개석상에서 그것도 대선후보가 '기업PR'에 나선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주식을 사도) 손해볼 게 없다'는 '신호'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정 의원의 말대로 '5년간의 차익은 기부'하더라도 '남는 장사'가 되는 것이다. 정 의원이 "명목상으로 (5년 후까지 주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주식가치가)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 설명은 맞지 않다는 얘기다. 정 의원이 국민들의 '재벌 2세'에 대한 거부감과 '정풍'에 보내는 기대를 동시에 생각해서라도 '정경분리'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홍길<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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