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행장실서 '백색가루' 소동

하이닉스 해외매각 반대… 소액주주 소행으로 추정 하이닉스반도체 주요 채권은행 중 하나인 한빛은행 이덕훈 행장실에 '백색가루'가 들어 있는 괴우편물이 배달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는 최근 하이닉스 강남사옥과 모 언론사 등에 잇따라 배달된 우편물과 내용물이 거의 같아 하이닉스 해외매각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이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27일 "어제(26일) 오후 한빛은행장실에 하이닉스 해외매각에 반발하는 내용의 글귀와 함께 정체불명의 백색가루가 들어 있는 우편물이 배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외환 등 다른 하이닉스 채권은행들에게도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각 은행에 주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한빛은행측은 이날 이 같은 괴우편물이 배달되자 마자 경찰에 신고, 경찰관들이 출동해 주변을 정리하고 백색가루를 수거해 정밀감식을 의뢰하는 등 한때 급박한 상황이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에는 하이닉스와 모 언론사에도 비슷한 내용의 편지와 백색가루가 들어 있는 우편물이 배달돼 경찰이 감식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일단 탄저균이 아닌 여성 화장용 파우더인 것으로 판명됐다. 하이닉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와 마이크론간 협상이 곧 타결될 것처럼 시장에 알려지면서 해외매각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또다른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주요 채권은행들이 미국에서의 협상결과를 토대로 내부적으로 입장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며 "마이크론측에 채권단의 안을 전달한 후 수용여부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진우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