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증시폭락 막자" 해외투자가에 러브콜

일본 참의원 선거 D-30
시장 관계자 400명 초청
영국서 직접 투자설명회
미국 사모펀드회장도 만나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를 한달 앞둔 아베 신조(사진) 정권이 위기타개를 위해 '해외 세일즈'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역풍으로 엔화가치가 다시 올라가고 증시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번 선거 때 '표심'을 얻기 위해서는 해외 투자가들의 복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선거를 앞두고 아베 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경제고문 등 핵심 인사들이 총동원돼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부에서 해외 투자가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밤 영국 런던의 금융 중심가인 '시티오브런던'에서 현지 시장 관계자들 4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일본의 성장전략과 재정건전화 노력을 알리는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총리는 영어로 행한 연설에서 "아베노믹스는 일본 경제의 재건으로 이어지고 결국 세계 경제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며 해외 기관투자가 등에 일본 투자를 호소했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오는 2020년까지 외국 기업의 대일 투자규모를 현재의 2배인 35조엔으로 확대할 것이라 밝힌 뒤 '국가전략특구'를 창설해 뉴욕ㆍ런던에 필적하는 국제 비즈니스 도시를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미국 대형 사모펀드사 회장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달 23일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의 공동 창업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과 만나 일본 투자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상도 지난달 말 미국의 유력 헤지펀드인 서드포인트의 대니얼 롭 최고경영자(CEO)와 회담을 해 주식시장 장기투자 약속을 받았다.

아베노믹스의 설계자로 알려진 하마다 고이치 일본 내각관방참여도 뉴욕 월가에 특사로 파견된다.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이기도 한 그는 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성 차관과 함께 28일 뉴욕 '재팬소사이어티'에서 현지투자 세미나를 열고 일본은행(BOJ) 금융정책에 대한 이해와 일본 투자를 호소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또 7월 초순까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도 투자 세미나를 연다. 신문은 "도쿄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가 비중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약 60%에 달한다"며 "'해외 투심'의 안정이 아베노믹스 성공과 직결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대외용 '립서비스'가 한달여 이상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는 일본 금융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일 발표된 집권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공약 역시 일본 내부에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시장은 성장전략 실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해외 투자가들의 투자를 다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외행보 외에도 총리의 과감한 결단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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