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10만가구 돌파

10월말…외환위기후 처음
민간부문은 12년만에 최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0만가구를 넘어섰다. 특히 민간 부문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 1995년 9월 이후 12년1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건설교통부가 16일 공개한 10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10만887가구로 1개월 전에 비해 2,652가구(2.7%)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무려 2만7,115가구(36.8%)가 늘어난 수치다. 10월 말 현재 미분양 주택을 공급 주체별로 보면 민간 부문이 1개월 새 2,757가구(2.8%) 늘어나 9만9,964가구가 된 반면 공공 부문은 105가구(10.2%) 줄어 923가구만 미분양으로 남았다. 민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99.1%까지 올라갔다. 민간 부문의 미분양 가구 수는 1995년 9월(10만9,995가구)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이는 지방에서 미분양이 계속 늘고 있는데다 수도권에서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더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는 기대로 분양을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407가구(2.6%) 늘어 1만5,819가구가 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743가구(8.1%) 증가한 9,880가구로 미분양 사태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는 게 확인됐으며 지방도 1,909가구(2.1%) 증가해 9만1,007가구가 됐다. 업계는 미분양 주택이 10만가구 수준인 것으로 공식 통계가 잡혔지만 민간업체들이 미분양 가구 수를 축소해 보고하는 관행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20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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