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고민 해결되나

이건희 회장 삼성생명 주식 차명보유 확인따라
소유관계 정리땐 에버랜드 제치고 최대주주로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삼성생명 주식 16.2%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삼성 특검을 통해 확인되면서 그룹 순환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던 에버랜드의 고민이 해결될 전망이다. 삼성 특검팀은 최근 삼성그룹 전ㆍ현직 임원 11명 명의의 삼성생명 주식 16.2%(324만주)가 사실상 이 회장의 차명주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 측도 특검팀의 이 같은 결론에 대해 상당 부분 시인, 조만간 실소유주인 이 회장이 차명계좌 주식의 소유관계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는 이와 관련,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차명주식의 규모가 얼마인지 파악하기 어렵지만 특검을 통해 밝혀진 대로라면 이 회장이 에버랜드를 제치고 삼성생명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며 “이 경우 삼성생명 상장 후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로 분류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지분을 19.3% 소유한 최대주주다. 삼성생명이 상장하면 주가 변동에 따라 지분가액이 에버랜드 자산가치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에버랜드는 금융지주회사로 분류돼 금산분리원칙에 따라 삼성전자 등 비금융회사 주식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회장이 이번 특검 결과를 계기로 차명주식 16.2%를 본인 명의로 되돌리면 그동안 삼성그룹이 우려했던 ‘삼성생명 상장→에버랜드의 비금융사 주식 매각→삼성전자 지배구조 취약’으로 이어지는 약점을 걱정할 이유가 사라진다. 시장전문가들은 “차명주식으로 확인되면 삼성 측은 거액의 과세를 당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ㆍ현직 임원 명의의 차명주식 16.2%가 거래된 시점이 지난 1980년대로 추정돼 공소시효(7년)가 이미 오래전에 지난 만큼 문제 삼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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