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한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는 살인혐의로 기소된 A(7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45년간 혼인관계에 있던 배우자를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며 “B씨가 사망 당시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은 물론 자녀를 포함한 유족들도 큰 충격을 받게 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969년 결혼한 A씨와 부인 B씨는 막내딸이 출산 후 직장에 복직하게 되자 외손자를 돌보기 위해 지난해부터 경기도의 딸 집으로 와서 함께 생활했다.
그러던 중 B씨는 A씨가 2년 전부터 남자관계를 의심하며 일상생활까지 간섭하자 이혼을 요구했다.
A씨는 이혼 요구를 거절하며 함께 살자고 했지만, B씨는 “천금을 줘도 싫다.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며 계속 이혼을 요구했다.
배신감을 참지 못한 A씨는 외손자를 돌보러 갔던 딸의 집에서 몽둥이로 B씨를 때리고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손에 묻은 피를 씻은 뒤 경찰에 가서 자수했다.